[앵커] 맑고 아름다운 바다와 신선한 수산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항구인 강릉 주문진.
이곳에 있는 춘천교구 주문진성당은 소박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한데요.
주문진본당이 설립 100주년을 맞아 지난 주말 기념미사를 봉헌했습니다.
미사에는 주문진을 거쳐간 역대 사제와 수도자는 물론, 본당이 배출한 성직 수도자들이 신자들과 함께 만나 감사와 기쁨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이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주문진성당 제대 왼쪽에 있는 포스터 이미지는 100년의 시간이 서로 맞닿아 있습니다.
왼쪽의 흑백사진은 1923년 11월 23일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은 100년 뒤인 올해 11월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본당이 설립되던 시절의 신앙선조와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신앙 후손들이 하느님의 집에 함께 있는 사진이 탄생했습니다.
춘천교구 주문진본당은 본당설립 100주년을 맞아 교구장 김주영 주교 주례로 기념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주문진본당은 1923년 11월 23일 금광리에서 사목하던 이철연 신부가 주문진으로 이전한 것을 본당 역사의 시작으로 삼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의 비극, 두 차례 화재로 인한 성당 소실과 태풍 등을 겪은 한국교회 역사의 산실입니다.
화재로 주임신부가 머물 곳이 없어 다른 곳으로 거쳐를 옮겼을 땐 공소가 되고, 공소에서 다시 본당으로 여러 번 부침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주문진본당은 전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를 비롯해, 이정행·이지철 신부 등 사제 10명, 수도자 14명을 배출한 ‘성소의 못자리’입니다.
성 골롬반외방선교회와 작은형제회가 수십 년간 본당 사목을 이끌며 교세를 확장하기도 했습니다.
평균 연령 70대, 미사 참여자 수 300명의 작은 공동체이지만, 100년사 발간과 십자가의 길 조성, 기념성가 제작 등 16개 사업을 추진하며 감사의 100주년을 준비했습니다.
‘1인 1단체 운동’ 등 공동체 재복음화와 선교에도 적극 나섰습니다.
주문진 출신 이지철 신부는 강론에서 고향 본당에서의 추억을 전하면서 선조들의 신앙유산을 잊지 말자고 당부했습니다.
<이지철 신부 / 춘천교구 솔올본당 주임, 주문진 출신>
“(인간에게 있어서는) 망각이 가장 무서운 것이다.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살고 기도하고 말씀 안에 머물고 복음을 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합시다.”
미사 중에는 신자들이 필사한 100주년 기념 성경 축복식도 열렸습니다.
미사 뒤 이어진 기념식에는 내빈소개와 연혁보고, 기념사와 본당 출신 이정행 신부와 12대, 16대 주임 강 알렉산델 신부의 회고사도 마련됐습니다.
2년 전 주문진에 정착한 이계만씨는 100주년을 맞아 14처를 제작하게 돼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계만 미카엘 / 춘천교구 주문진본당·14처 제작자>
“더 드릴 말씀이 없을 정도로 여기 좋은 사람들입니다. 좋은 곳이고 좋은 성당의 모임이라서 저는 더 없이 만족하고 살고 있습니다.”
한편 기념미사에 앞서 17일 저녁에는 견진성사를 통해 23명의 신자가 성령의 은총으로 더욱 굳건한 신앙인으로 거듭났습니다. (0084~0088)
CPBC 이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