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극적으로 휴전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인질 석방은 50여 명에 그쳤고, 휴전 기간도 나흘에 불과한 제한적인 합의입니다.
이런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제 이스라엘 인질 가족과 전쟁으로 고통받는 가자지구 주민의 가족을 각각 만났습니다.
맹현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나흘 간 멈춥니다.
하마스는 억류된 인질 50명을 석방하기로 했고, 이스라엘은 휴전과 함께 자국 교도소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인 150명을 풀어주기로 했습니다.
어린이와 여성을 먼저 석방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같은 합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스라엘 인질 가족과 가자지구 주민의 가족을 만난 직후 이뤄졌습니다.
교황은 그동안 여러 번에 걸쳐 전쟁 중단과 인질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그리고 일반알현을 앞두고 이스라엘 인질의 가족과 가자지구 주민의 가족을 각각 만났습니다.
가톨릭 교회를 이끄는 수장이자, 상당한 외교적 영향력을 지니는 교황이 같은 날 각기 다른 두 번의 만남을 가진 것입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어느 쪽 편을 들기 보단 인간의 고통에 초점을 맞춘 행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야이르 로템 /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의 형제>
"시간을 내어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셨습니다. 모두 말할 기회가 있던 건 아닙니다. 다만 적어도 우리들 중에 절반은 교황께 모든 것을 말씀드릴 수 있었습니다. 저는 교황이 우리의 말을 듣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모하메드 하랄로 / 가자지구 폭격 사망자의 가족>
"우리는 더 정의롭고 오래 지속되는 평화를 위해 힘써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가자지구를 방문해 이 대량 학살을 종식시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교황의 존재는 이 지역에 위안과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 믿습니다."
이후 교황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다시 한 번 전쟁의 고통과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우리의 성지에서 일어나는 전쟁은 매우 고통스럽습니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이번 합의는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완전하진 않습니다.
인질 석방도 50명에 그쳤고, 휴전 기간도 나흘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박현도 서강대유로메나연구소 교수>
"굉장히 훌륭한 일을 하신다고 봐요. 이 상황에서는 누군가 물꼬를 터줘야 합니다. 평화의 물꼬를 터줘야 하는데 드디어 교회가 나섰다. 다른 어떤 사람들이 나서는 것보다 교회가 나서주는 게 제일 좋습니다."
자국의 이해관계에 얽혀있지 않으면서 상당한 외교력을 지닌, 교회의 역할이 앞으로도 필요해 보입니다.
CPBC 맹현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