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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복음]대림 제1주일-영적 갈증은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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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세상의 수많은 백성 중에서 이스라엘을 선택하시어 특별한 은총으로 돌보셨습니다. 이스라엘이 오직 하느님만을 공경하면서 서로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모범적인’ 공동체를 이루어서 다른 민족들이 그들의 삶을 보고 당신을 찾기를 바라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뜻에 부응하지 못하고 자주 우상 숭배에 빠져 서로 다투고 해치기를 거듭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예언자가 등장하여 심판을 예고했지만, 말을 듣지 않아 곤경을 당하고는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장 큰 곤경은 기원전 587년 바빌론 제국의 침공으로 나라가 망한 사건이었습니다. 수도 예루살렘이 점령되어 성전은 파괴되었고, 왕족과 지도층은 대거 바빌론으로 끌려갔습니다. 세월이 흘러 페르시아로 지배권이 넘어갔고, 기원전 538년 키루스 임금은 유다인들의 귀향을 허락합니다. 그들은 부푼 꿈을 안고 고향에 돌아왔지만, 예루살렘은 폐허로 변해 있었고 이민족의 위협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런 비참한 상황에서 유다 백성은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찾습니다. “당신의 재산인 이 지파들을 생각하시어 돌아오소서. 당신께서 하늘을 찢고 내려오신다면!”(제1독서) 하늘을 찢고서라도 빨리 오시라는 간절한 외침에 하느님은 자비롭게 응답하십니다. 그러기에 하느님을 찾는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인 영적 갈증은 축복입니다. 목마름이 있어야 물의 소중함을 알고, 허기가 져야 음식의 고마움을 알게 되듯이, 영적 갈증이 있어야 하느님과 그분이 ‘내리시는 은총과 평화’(제2독서)가 얼마나 좋은지를 깨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적 갈증은 우리를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길잡이와도 같습니다. 그 역할은 목적지에 이를 때까지 계속됩니다. 내세에서 하느님을 마주 뵙고 충만한 복락을 누리게 되면 더는 영적 갈증을 느끼지 않게 됩니다. 세상에서는 하느님을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어렴풋이 보지만”, 이승에서는 그분을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보듯이 만날 것입니다.(1코린 13,12) 이 복된 만남을 고대하는 사람은 세상에 사는 동안 그분의 뜻을 따르고자 최선을 다합니다. 먼 길을 떠난 집주인이 언제라도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깨어 기다리고 있는 문지기처럼 말입니다.(복음)

대림은 이미 오신 주님을 기억하는 동시에 세상 종말에 영광스럽게 다시 오실 주님을 맞이하도록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신앙인은 유한한 세상이 아니라 영원하신 하느님께 마음을 두고 사는 사람입니다. 시편의 저자가 그랬듯이 말입니다.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하느님, 제 영혼이 당신을 이토록 그리워합니다. 제 영혼이 하느님을, 제 생명의 하느님을 목말라합니다.”(시편 42,2-3) 영적 갈증을 간직한 채 하느님을 마주 뵙고 한없는 기쁨을 누리게 될 그 복된 날을 희망하면서 매일의 삶을 사랑으로 채워가는 신앙인이 되도록 합시다.
 

손희송 주교
서울대교구 총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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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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