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드는 교회 지도자가 홀로 사목적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함께 고민하여 도출한 결과를 준중해 권위 있는 지도자가 최종적으로 정하는 의사 결정 과정입니다. 더 근본적으로 시노드는 하느님 백성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교회가 하느님 뜻에 부합한 사목적 결정을 내리는 여정입니다. 시노드를 통해서 하느님 백성들은 교회의 사명을 함께 고민하고 복음 선포를 위해 함께 걸어갑니다. 이 여정 안에서 하느님 백성 전체는 성령의 인도에 따라 시노드를 통해 교회의 삶과 사명에 관련되고 참여하게 됩니다.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는 이러한 시노드에 담긴 정신을 교회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성찰해 보도록 초대하고 있습니다. 곧 교회는 함께 걸어온 여정에 대해 성찰하기를 통하여, 교회가 친교를 실천하고 참여를 실현하며 선교 사명에 자신을 여는 데에 어떤 과정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의 ‘함께 걷기’가 순례하며 선교하는 하느님 백성이라는 교회의 본질을 가장 잘 증명하고, 실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백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나
성찰을 위한 구체적인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교회의 다양한 차원에서 ‘함께 걷기’가 어떻게 이루어져, 교회가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에 따라 복음 선포하게 해 주는가? 성령께서는 우리가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로 자라나기 위하여 어떤 순서를 밟아 가도록 초대하시는가?” 이러한 자문은 교회가 얼마나 충실하게 함께 걸어왔는지를 분석하는 차원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이 자문의 목적은 “꿈을 싣고 예언과 전망을 이루어 내며 희망이 꽃피게 하고 신뢰를 불어넣으며 상처를 감싸 매고 함께 관계를 만들어 내며 희망의 서광을 깨우고 서로에게서 배우는 것입니다. 또한 정신을 일깨우고 마음을 따뜻하게 하며 우리의 손에 힘을 주는 빛나는 지혜를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예비문서 32항)
16차 세계주교시노드는 시노드 정신이 교회 안에서 어떻게 실현되었는지 자문해보도록 초대합니다. 그리고 이 자문은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구성원들이 시노드 여정의 실제 모임 안에서 경청과 대화를 통해 시노드 정신을 직접 체험해보도록 초대합니다. 이 체험은 ‘존중’, ‘환대’, ‘협력’, ‘겸손’, ‘인내’의 분위기 안에서 구성원들이 자신들이 교회의 구성원임을 느낄 기회가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실제 시노드 모임은 참석자가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신뢰와 환대의 분위기가 필요합니다. 참석자들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내적인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이고, 하느님의 뜻과 성령의 인도하심에 주목해야 합니다.
귀 막는 편견과 고정관념 있는지 살펴보기
구체적으로 시노드 정신에 따른 경청은 소수자들, 버림받은 이들, 소외된 이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 왔는지 자문하도록 초대합니다. 그리고 귀를 막는 편견과 고정관념이 있는지도 살펴보도록 제안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시노드 정신에 따른 모임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교회에서 큰 상처를 받아 오랫동안 교회를 비난해온 형제를 시노드 모임에 초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정신적 육체적 어려움으로 인해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형제들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라도 시노드 모임 안에서 들어볼 수 있습니다. 만일 이러한 기회가 실제로 주어진다면 교회는 함께 걷는 여정에서 소외되었던 형제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 형제들은 교회와의 관계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실제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것은 녹록지 않으며, 용기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