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폐암환자가 있었다. 암세포가 상당 부분 폐로 전이됐기에 항상 숨이 차서 앉아서 생활해야 했다.
엉덩이 살은 이미 말라 뼈가 배겨 10분 이상 한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밤새 조금씩 비껴가며 앉아 있어야 했다. 간혹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하곤 했다. 한끼만 숨 안차고 배부르게 먹고 싶어요. 다만 하룻밤만이라도 누워서 편하게 자고 싶어요.
그러나 커져만가는 암덩어리는 점점 숨을 조이고 있었다. 차라리 다른 암이었다면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그래도 덜 느꼈을텐데 다른 곳은 말짱하고 정신도 말짱한데 숨을 꺼억--꺽 하고 폐부를 쥐어짜듯 쉴 때마다 느껴지는 죽음에 대한 공포는 보는 사람마저 겁을 먹게 했다.
봉사자가 위로 삼아 처음 오실 때는 죽을 준비도 잘하시고 어떤 상황에서도 잘 견디시겠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니 힘 내셔야죠 하니 미안해. 내가 못 참았나봐. 자꾸 약해지는 것 같아. 잘 죽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데 간혹 잊어버려.
고마우신 분들 신부님 가족 또 봉사하는 분들 위해 늘 기도해 혹 기적이라도 생겨 나을 수만 있다면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이곳에서 봉사하고 싶어. 그러고 싶어. 가끔은 아내도 그렇게 기도한데요. 기적을 달라고…불가능할까? 한다.
또 지금 무엇이 제일 걱정되세요? 하니 제일 걱정되는 것은 아내야. 뭔가 아픈 것 같은데 내색을 안 해 내 뒷바라지하느라 정작 자신은 병원에도 가지 못했어 혹여 나처럼 될까봐 그게 제일 걱정돼 만일 그렇더라면 10년 만에 얻은 아들이 세상을 혼자 살아야 하는데. 제발 아내는 건강했으면! 하고 말한다.
이곳에 오기 전에 의사로부터 올 3월까지 살 수 있다고 들었는데 지금이 10월이니 7개월을 덤으로 더 산 셈이야! 이것만해도 감사해. 임종하기 2시간 전 그는 봉사자들을 둘러보며 마지막으로 감사 인사를 남겼다.
그동안 너무 고마웠다고 잘해 준 것 천국 가서도 잊지 않겠다고…. 점점 더 거칠어지는 숨소리로 봉사자들의 기도를 따라 하며 그는 비로소 똑바로 누웠다.
임종 1시간30분전 뒤늦게 도착한 아들과 아내 손을 한 손에 잡고 다른 손에는 묵주를 쥐고 고통스럽지만 흐뭇한 마음으로 둘러선 이들에게 웃음지어 보이며 마지막 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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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필자는 박수덕 수녀(인제대 서울 백병원 원목실 성심수녀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