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50주년 총회 최종 문서가 최근에 공개됐습니다.
아시아에서 한국교회의 역할과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이힘 기자가 살폈습니다.
[앵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 약자로 FABC의 시작은 한국천주교회의 제안에 따른 결과입니다.
FABC의 역사는 19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70년 11월,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바오로 6세 교황의 아시아 방문을 계기로 아시아 15개국 주교 170명과 전문가들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범아시아 주교회의를 연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이때 한국교회 대표단으로 참석한 김수환 추기경은 “FABC를 상설기구로 설립하자”고 제안했고 이 제안은 받아들여졌습니다.
FABC의 정례화는 한국교회 덕분에 이뤄진 셈입니다.
최근 공개된 FABC 50주년 총회 최종문서 ‘아시아 민족으로 함께하는 여정’에서도 한국교회의 현안이나 제안 사안 등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아시아 주교들은 가톨릭교회가 아시아에서 소수 종교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선의를 지닌 모든 이와의 연대와 화합을 통해 아시아 백성에게 희망과 하느님 사랑의 체험을 바라고 있습니다.
더 나은 아시아, 더욱 평화롭고 정의로우며 화합하는 인류 그리고 피조물의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이 FABC의 목표이자 지향점입니다.
아시아에는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혼재돼 있고 박해와 갈등, 전쟁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중에도 아시아 주교들은 그리스도교 신앙에 적대적이던 여러 국가들에서 교회가 조용히 꽃 피우는 점에 희망을 둡니다.
특히 한국 주교들이 ‘타종교’라는 표현 대신 ‘이웃 종교’라는 용어를 쓴다는 점을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평화로운 다종교 사회인 한국교회가 종교 갈등이 심각한 일부 아시아에서 본보기가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또한 이주민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그들의 처지를 호소하는 국내외 단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고무적이라고 평가합니다.
아울러 주교들은 청년들에게 희망을 보고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사회·종교적 변화의 선봉에 서 있는 이들이 청년들이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사회 운동을 이끌고 교회 쇄신 운동에 참여하기에 교회 공동체 운동의 지도자로 청년들이 떠오른다는 겁니다.
CPBC 이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