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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기다리다 (4)

노호영 신부의 사진 이야기 - 어둠 속 별을 바라보며, 따라가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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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이 지나간 후 빛 한 줌(Milford Sound_ NZ)


별빛을 쫓아다니다 보면 밤이슬을 맞을 때가 많다.

경험상 밤이슬은 바람 한 점 없는 고요한 한밤중에 오히려 더 자주 맺힌다. 그래서 한참을 넋을 놓고 별구경을 하다 보면 어느새 내린 이슬로 인해 카메라며 옷이며 신발까지 심하게 젖어 촬영에 큰 낭패를 본 적이 곧잘 있었다. 이에 밤을 넘기면서까지 촬영하는 날이 많아질수록 카메라와 전자 장비에 이슬이 맺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휴대용 열선 밴드나 급할 때는 핫팩을 수건에 둘러 부착하여 촬영에 지장이 없게 하는 방법을 점차 터득해 나갔다. 이제는 더 이상 다른 무엇에 의해서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 날씨도 미리미리 확인해서 별 촬영에 실패하는 횟수를 줄여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매번 날씨가 예측대로 펼쳐졌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자연은 늘 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제일 당혹스러운 순간은 갑작스럽게 변화하는 날씨 상황이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맑고 화창했는데 막상 촬영 준비를 다 마치고 은하수를 기다리고 있으면 저쪽 하늘에서 시커먼 ‘구름과 비’가 몰려오기 시작한다. 그나마 단순히 구름만 몰려오면 ‘그래도 곧 지나가겠지’ 하는 마음으로 차분히 기다릴 수 있는데, 너무나 많은 양의 구름과 적지 않은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그동안 애써 준비했던 모든 장비를 급하게 정리하여 철수해야만 했다. 

이러한 일은 생각보다 꽤 많이 발생했는데 특히나 2018년 1월, 은하수 촬영을 위해 다시 건너갔던 뉴질랜드에서의 여정은 필자에게 비로 인한 어려움을 가장 크게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다.

산 속에서 비 구름을 만나게 되면….(Milford Sound 가는 길_ NZ)


글·사진 _ 노호영 신부 (미카엘, 대전교구 고덕본당 주임)
사진으로 아름다움을 담아내려 노력하는 신부. 8년 전부터는 자연 속의 경이로운 순간들, 특히 밤하늘의 별과 은하수를 쫓아다니며 하느님의 피조물을 촬영하고 정리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제13회 ‘서울시 빛공해 사진공모전’ 최우수상, 제26회·제28회 ‘천체사진공모전’ 금상 및 우수상을 비롯해 다수의 사진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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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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