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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기다리다 (5)

노호영 신부의 사진 이야기 - 어둠 속 별을 바라보며, 따라가며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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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남섬의 캐슬힐(Castle Hill)


뉴질랜드의 날씨는 변화무쌍하다. 우스갯소리로 하루에 사계절이 전부 존재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호주에서 사목하던 때 이미 몇 차례 뉴질랜드를 다녀온 적이 있었지만, 2018년 1월에 떠난 여행은 조금 더 특별했다. 그 이유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날짜와 장소 그리고 그에 맞는 세부 계획까지 오로지 은하수 촬영만을 위해서 세운 나름 공들인 여정이었기 때문이다. 첫 촬영지는 남섬의 아서스 패스(Arthur’s Pass) 국립공원 안에 있는 캐슬힐(Castle Hill) 주변이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 상황을 잘 알기에 2박 3일 동안 머물 예정이었다. 그렇지만 첫날 도착 순간부터 하늘이 심상치 않았다. 심지어 굵은 비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결국 첫 촬영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내일 밤은 하늘이 잠시라도 열려 은하수를 볼 수 있겠지…’ 하는 희망을 품으며 잠을 청했다. 

캐슬힐(Castle Hill)은 비와 바람으로 인한 풍화작용으로 거대한 석회암 바위들이 독특한 모양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판타지 영화의 주요 촬영지로 각광을 받아 온 곳이다. 그런 유명세가 가득한 이곳을 배경으로 멋진 은하수 사진을 단 한 장이라도 찍고 싶었다. 그렇지만 둘째 날 하늘도 계속 구름만 가득했다. 마냥 멍하니 있을 수만은 없어서 일단은 주변 경관을 둘러보며 걷고 또 걸었다. 비록 은하수를 담겠다는 첫 계획은 구름 가득한 하늘 때문에 어려웠지만, 정말 변화무쌍한 하늘 덕분에 아서스 패스(Arthur’s Pass) 국립공원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놀라운 풍광들을 목도할 수 있었다.

“하늘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영원히 그분을 찬송하고 드높이 찬양하여라.”(다니 3,59)

비록 두 번의 밤을 기다리는 동안 밤하늘의 은하수를 사진에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다음 장소에서는 꼭 만날 것을 희망하며 테카포 호수(Lake Tekapo)로 발길을 옮겼다.

뉴질랜드 남섬의 아서스 패스(Arthur’s Pass) 국립공원


글·사진 _ 노호영 신부 (미카엘, 대전교구 고덕본당 주임)
사진으로 아름다움을 담아내려 노력하는 신부. 8년 전부터는 자연 속의 경이로운 순간들, 특히 밤하늘의 별과 은하수를 쫓아다니며 하느님의 피조물을 촬영하고 정리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제13회 ‘서울시 빛공해 사진공모전’ 최우수상, 제26회·제28회 ‘천체사진공모전’ 금상 및 우수상을 비롯해 다수의 사진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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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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