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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명수 그리스도 !

[월간 꿈 CUM] 꿈CUM 신앙칼럼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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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전, 작명가 하느님은 베들레헴에서 태어나는 독생자의 이름을 손수 지어주셨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마태 1,21) 만약 오늘 한국 땅에 구세주 아기가 태어난다면, 하느님은 어떤 한국식 이름을 지어주실까. 아마도 ‘명수’가 아닐까 싶다. ‘역전의 명수’의 그 명수 말이다. ‘주 명수 그리스도.’ 어감도 딱 좋다.

출처=영화 '역전의 명수' 포스터


예수의 한국 이름이 ‘명수’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이렇다.

예수는 눈물 젖은 라면을 평생 먹은 분이다. 오죽하면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루카 9,58)고 했을까.

하지만 예수는 명수다. 헝그리 정신으로 똘똘 뭉친 ‘역전의 명수’다. 가장 낮은 자리인 마구간에서 태어나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분이다. 마지막 순간에는 십자가 고난을 거쳐 부활하는 역전의 끝판을 보여주었다. 특히 예수는 질병과 병고와 악령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고, 눈먼 이를 볼 수 있게 하는 등 역전의 삶을 가능하게 했다.(루카 7,21 참조) 역전의 명수 예수는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 될 것이다.”(마태 20,16)

“행복하여라, 지금 우는 사람들! 너희는 웃게 될 것이다.”(루카 6,21)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요한 16,20)

역전의 명수 예수는 9회말 2아웃에서 역전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는 이승엽 선수다. 네 차례나 다운을 당하고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경기 종료 직전 카운터펀치를 날리는 홍수환 선수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1986년 아시안 게임에서 여자 800m, 1500m, 3000m를 제패한 임춘애 선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역전의 명수가 될 수 있을까. 

‘역전의 명수’를 믿으면 된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이름(역전의 명수)을 믿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주셨다.”(요한 1,12) “주님의 이름(역전의 명수)을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으리라.”(사도 2,21) 역전의 명수를 신뢰하는 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신앙은 그래서 희망이다.

지금은 무너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언젠가는 다시 세워질 것이다. 지금은 패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침내 승리할 것이다. 지금은 아파서 눈물 흘리지만, 훗날에는 웃을 것이다.

믿지 못하겠다고? 주 명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셨다.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마르 4,40)


글 _ 우광호 (라파엘, 발행인)
원주교구 출신.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1994년부터 가톨릭 언론에 몸담아 가톨릭평화방송·가톨릭평화신문 기 
자와 가톨릭신문 취재부장, 월간 가톨릭 비타꼰 편집장 및 주간을 지냈다. 저서로 「유대인 이야기」 「당신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 「성당평전」, 엮은 책으로 「경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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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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