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꿈 CUM] 전대섭의 공감 (7)
임사체험의 영역에서 스베덴보리(1688~1772)는 비교 불가의 위치에 있는 사람입니다.
스웨덴 태생인 그는 근대 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이작 뉴턴에 비길만큼 탁월한 과학자였습니다. 57세 되던 해 임사체험 후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그는 본인의 의지로 영(靈)이 육체를 떠나는 유체이탈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으며, 이런 천국(靈界) 탐험은 무려 27년 동안 계속됐습니다. 천국과 지옥에 대해 보고 듣고 경험한 사실을 정리해 저술로 남겼습니다.
언젠가 이 지면에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만, 저는 임사(臨死)체험에 관한 책 ‘나는 천국을 보았다’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충격은 이내 환호와 기쁨으로 바뀌었습니다. “장엄하고 진실한 영적 고백록이다. 아름답다. 믿을만하다. 이 세상 누가 이처럼 실감나게 천국(죽음 이후)을 말할 수 있을까”. 당시 적었던 독후기입니다. ‘The proof of Heaven’(천국 증명)이 원제(原題)인 이 책은 하버드대 출신의 신경외과(뇌과학) 의사인 이븐 알렉산더가 7일간의 임사체험을 정리한 책입니다. ‘천국에 관한 지도’라는 부제가 붙은 후속작 ‘나는 천국을 보았다-두번째 이야기’는 저자의 천국체험을 세상의 언어와 논리로 정리한 것입니다. 그때의 감동을 저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충만, 기쁨, 희열, 희망. 실타래가 풀리고 퍼즐이 맞춰지다.”
최근 ‘스베덴보리의 위대한 선물’이란 책을 읽었습니다. 한국 스베덴보리연구회가 그의 저서들과 주요 내용을 중심으로 엮은 것입니다. 천국과 지옥에 대한 그의 설명은 너무 구체적이어서 비현실적입니다. 그래서 때론 거부감이나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증언이 갖는 힘은 강력합니다. 거부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죽음 체험을 통해 강력한 빛의 존재를 만났습니다. 그 빛은 지극한 사랑이었으며, 그 순간 그들은 형언할 수 없는 사랑에 휩싸여 충만, 기쁨, 안정을 경험했습니다. 사람이 태어난 것은 이타적 삶을 살기 위해서임을 깨닫습니다. 천국체험 이후 그들의 삶은 온전히 변화됩니다.
이븐 알렉산더는 부와 명예가 보장된 의사를 그만두고 하느님과 천국을 알리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임사체험자 대부분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스베덴보리는 자신의 특별한 능력과 경험을 하느님의 ‘선물’이자 사명이라고 이해했습니다. 천국은 현실입니다.
글 _ 전대섭 (바오로, 전 가톨릭신문 편집국장)
가톨릭신문에서 편집국장, 취재부장, 편집부장을 역임했다. 대학에서는 철학과 신학을 배웠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바보’라는 뜻의 ‘여기치’(如己癡)를 모토로 삼고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