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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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선 교수의 우리 성인을 만나다] 4. 성 남명혁 다미아노

윤영선 비비안나(강동대 건축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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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선 작 ‘성 남명혁 다미아노’.

출 생 | 1802년 서울
순 교 | 1839년(37세) 서소문 밖 / 참수
신 분 | 회장



방탕한 생활 접고 극적으로 회심

1월 25일은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이다. 율법에 충실했던 유다인 바오로는 교회를 박해하던 인물이다. 그랬던 그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부터 그리스도의 사도, 특히 이방인을 위한 사도로 변모했다. 사도가 된 바오로는 생명을 바칠 열정과 각오로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바오로 사도 같은 특별한 체험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할 즈음, 극적인 변모를 이룬 신앙 선조를 만나게 되었다. 기해박해(1839년) 순교자 남명혁 다미아노이다.

그는 서울의 양반으로 태어나 방탕한 생활로 젊은 시절을 보냈다. 30세 즈음 우연히 알게 된 천주교에서 세상의 즐거움과 구별되는 참된 가치를 발견하였다. 성인의 시복재판록에는 “회장 소임을 맡아 남을 권화하여 외교인(비신자)이 그 권면을 듣고 성교(聖敎)에 돌아온 이 많더라”라고 기록되어 있다. 여항덕 신부에게 세례를 받고 회장으로 임명된 그는 교리 공부에 몰두하며 천주를 알아갔다. 구원의 진리를 알게 된 다미아노는 병자, 냉담자, 외교인, 어린이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한 친구가 “저 세상에서 자네 이름을 무어라 부를 것인가”라고 묻자, “천주를 위하여 순교한 성교회의 남 다미아노라고 불러주면 원이 없네. 천국에 가려면 아무래도 미쳐야 한다네”라며 순교 의지를 밝혔다.


“영광의 나라에서 다시 만납시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왜곡된 방법에서 돌아선 바오로 사도나, 방탕한 삶의 오류로부터 되돌아온 남 다미아노는 모두 극적인 회심의 본보기다. 어쩌면 우리 역시 왜곡된 사랑이나 빗나간 줄도 모르는 삶의 오류에 익숙해진 건 아닐까. 익숙한 나약함으로부터 적극적인 회심이 더욱 간절한 이유다.

내가 만난 성인은 한 손에는 천주의 가르침이 담긴 「주교요지」를, 한 손에는 그 가르침의 실현인 십자가를 든 채 환한 웃음으로 천국을 바라보고 있다. 사형 선고를 받은 순교자는 마찬가지로 순교를 앞둔 아내 이연희 마리아에게 말했다. “이 세상은 주막집에 지나지 않고 우리의 참된 고향은 천국이오. 천주를 위하여 죽으시오. 그리고 영원한 영광의 나라에서 당신을 만나기를 바라오.” 영광의 나라에서 다시 만나자는 부부의 다짐에서 초월적 사랑으로 맺어진 성가정을 만난다.


약현성당 인근 서소문 밖에서 순교

그림 배경으로 선택한 서울 중림동약현성당은 한국 최초의 서양식 성당으로, 국가 사적이다. 성인은 중림동약현성당 인근의 서소문 밖에서 순교하였다. 중림동약현성당은 방문할 때마다 그 모습이 한껏 단장한 신랑, 신부의 모습처럼 정갈하고 아름답다. 남편과 함께 순교자현양관에서 미사에 참여하고 나오는데, 중림동약현성당 혼인미사 예약 추첨이 있다고 한다. 딸 둘을 가진 엄마의 마음으로 예비 신랑, 신부들의 환한 앞날을 위해 성인께 전구를 청해본다. “남명혁 다미아노 성인이시여, 예비 신랑과 신부, 그들의 성가정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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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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