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6일 100주년 미사 봉헌...수도원 역사 정리와 마리누스 수사 전시실도 마련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장 박현동 아빠스가 미국 분원 뉴튼 수도원에 파견된 한국인 수사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왜관 수도원 제공
박현동(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원장) 아빠스가 1월 17~24일 미국 뉴저지주에 위치한 분원인 뉴튼 수도원을 찾았다. 연례적인 분원 방문으로, 뉴튼 수도원에 파견된 수도회원들과 면담해 공동체에 필요한 결정을 하기 위해서다.
왜관 수도원은 2002년 1월 뉴튼 수도원을 공식 인수한 뒤, 수도회원을 계속 파견해 공동체를 유지해왔다. 현재 한국인 8명·미국인 2명·탄자니아인 1명 등 총 11명 수도회원이 생활하고 있다.
올해는 특별히 1924년 설립된 뉴튼 수도원이 100돌을 맞는 해다. 이에 왜관 수도원은 오는 10월 6일 뉴튼 수도원과 인연이 있는 이들을 초대해 100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하기로 했다.
아울러 2002년 인수 이전과 이후의 뉴튼 수도원 역사도 정리할 계획이다. 1920년대 뉴튼 수도원을 방문한 보니파시오 사우어(1877~1950) 주교 아빠스에 관한 내용도 포함된다. 베네딕도회가 시복 시성 추진 중인 ‘하느님의 종’ 사우어 주교 아빠스는 덕원자치수도원구장 겸 함흥대목구장으로, 북한 공산 정권에 의해 체포돼 1950년 2월 옥사했다.
1920년대 미국 뉴튼 수도원을 방문한 보니파시오 사우어 주교 아빠스. 왜관 수도원 제공
왜관 수도원은 뉴튼 수도원 설립 100주년을 맞아 새 성당을 짓거나 현재 건물을 개축(리모델링)하기로 했다. 현재 뉴튼 수도원은 1962년 당시 도서관으로 지어진 건물을 임시 성당으로 사용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왜관 수도원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 흥남 철수 과정에서 한국인 1만 4000여 명 목숨을 구한 마리누스(1914~2001) 수사를 기념하는 전시실도 조성하기로 했다. 마리누스 수사를 기억하고자 그가 입회한 뉴튼 수도원을 찾는 방문자를 위한 배려 차원에서다.
마리누스 수사의 원래 이름은 레너드 라루(Leonard RaLue)으로, 1954년 베네딕도회 입회 전까지 미국 무어 맥코어 해운회사 상선 선장으로 일했다. 그는 자신의 배 ‘메레디스 빅토리호’로 흥남 부두에 모여 있던 피난민을 구출해 거제도까지 안전하게 피난시켰다.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에는 흥남 철수 때 목숨을 구한 이들과 후손이 많이 살고 있다. 이에 왜관 수도원은 마리누스 수사 시복 시성을 국내에 알리는 작업을 주도하기로 결의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