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2024 사순 담화, 자기 비움과 이웃 사랑 강조
교황청이 1일 공개한 2024년 사순 시기 포스터. 그림을 그린 이탈리아의 거리 미술가 마우팔은 “주변의 못은 우리의 오래된 인식과 우상이며, 우리가 갇힌 감옥을 뜻한다”며 “믿음의 힘으로 길을 여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따르면 못은 사라지고 길이 되어 걸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OSV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4년 사순 시기 담화를 통해 “가장 작은 이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이들부터 시작해, 다른 사람들이 기쁨 가득한 얼굴을 보게 하고, 자유로운 느낌을 받도록 하며, 모든 것을 새롭게 하는 사랑을 체험하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교황은 ‘하느님께서는 광야를 통해 우리를 자유로 이끄십니다’란 주제 담화에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의 모습은, 사순 시기가 시류를 거스르는 크고 작은 공동체적인 결정들을 내리는 때라는 것도 시사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사순 시기에 행동한다는 것은 또한 멈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기 위해 기도 안에서 멈추고, 사마리아인처럼 다친 형제나 자매가 있는 곳에서 멈추는 것”이라며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하나의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기도와 자선과 단식은 서로 관계없는 세 가지 행위가 아니라, 우리를 짓누르는 우상들과 우리를 구속하는 집착을 쫓아버리는, 개방과 자기 비움의 단일한 행위”라며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우리는 형제자매가 되고, 서로에게 더욱 관심을 기울이게 되며,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꿈”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황은 “우리는 단편적으로 치러지는 제3차 세계 대전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마침이 아닌 역사의 위대하고 새로운 장의 시작점에 머무르며 우리의 세상을 바라볼 용기를 내자”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어려움 처한 청년들에 관심 요청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도 2024년 사순 메시지를 내고 “특별히 이번 사순 시기 우리 교구 공동체가 교회 안팎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하며, 동반의 길을 걷도록 초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 대주교는 “시노드 교회를 향해 함께 가는 길은 이상적·추상적 담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우리의 현실과 삶의 현장에서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그분과 이루는 내적 일치와 깊은 친교, 적극적 선교와 능동적 참여를 통해 열매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특히 여러 어려움에 처한 청년들, 교회 안에서 위로와 힘을 찾지 못하는 청년들을 우려하며 “청년들과 함께하는 여정에서 그들과 소통하며 격려해, 젊은 그리스도인들이 신앙 안에서 한층 성장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본당과 본당 밖, 학교와 학교 밖 청소년들을 향한 따뜻한 관심으로 그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선교의 교회로 전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사순 시기 하느님의 말씀을 더 깊이 묵상하고, 시노드 정신으로 청소년·청년과 동반하며, 기도와 사랑의 나눔을 통해, 이웃과 함께하자”고 거듭 호소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