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의 모후 전교 수녀회, 2월부터 매월 첫째 목요일 묵주 기도 100단 봉헌
순교자의 모후 전교 수녀회(원장 곽영신 수녀)가 ‘한반도 평화와 가정 회복을 위한 로사리오 천송이 봉헌’ 운동에 나섰다.
수녀회는 이달 2월부터 매월 첫째 목요일 오전 10시~오후 3시 본원 성당(인천 강화군 양도면 고려왕릉로 33)에서 신자들과 함께 100단씩 묵주 기도를 바친다. 묵주 기도 1단이면 성모 마리아에게 장미꽃(성모송) 10송이를 봉헌하는 셈인 까닭이다. 첫날인 1일은 평신도 33명과 수도자 7명이 참여해 4000여 송이를 바쳤다.
순교자의 모후 전교 수녀회가 마련한 ‘한반도 평화와 가정 회복을 위한 로사리오 천송이 봉헌’ 기도회에 참석한 신자들이 묵주 기도를 바치고 있다.
수도회는 이로써 한반도 인구수만큼인 7700만(남한 5100만·북한 2600만 명) 송이를 봉헌한다는 목표다. 묵주 기도 횟수가 늘 때마다 한반도 지도에 장미꽃 그림을 채워넣고, 신자들과 주기적으로 공유할 계획이다. 첫째 주를 제외한 나머지 목요일은 인천교구 민족화해위원회 활동으로 2015년부터 이어온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 모임’을 연다.
평화를 위한 묵주 기도의 위력은 제2차 세계 대전 말 소련군에 점령된 오스트리아에서 드러난 바 있다. 전체 인구 10인 70만 명이 소련군 철수를 지향으로 매일 묵주 기도를 바친 결과, 1955년 파티마의 성모 발현 기념일(5월 13일) 소련군이 정말 철수한 것이다. 이처럼 한국 교회도 한반도 위기가 평화로 바뀌고, 수많은 가정이 슬픔과 위기로부터 회복되도록 성모 마리아에게 전구하자는 것이 이번 운동의 취지다.
‘로마 백성의 구원(Salus Populi Romani)’ 성모자화(이콘) 사본.
수녀회는 이를 위해 특별히 ‘로마 백성의 구원(Salus Populi Romani)’이라 불리는 성모자화(이콘) 사본을 본원 성당에 안치했다. 성 루카 사도가 그렸다고 전해지는 성모자화는 6세기부터 로마 시민들이 역병 종식을 위해 그 앞에서 기도해 ‘로마 백성의 구원’란 이름을 얻었다. 역대 교황도 마찬가지로 국가적 위기가 닥칠 때마다 기도하며 보호를 청했으며, 치유와 평화의 기적을 체험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영적 투쟁 중이거나, 해외 사목 방문 전후에 ‘로마 백성의 구원’을 찾아 기도했다. 이콘 원본은 2018년 바티칸 박물관에 의해 복원된 뒤 로마 성모 마리아 대성전에 안치돼 있다.
기도 모임 담당 전명숙(마리 대건 안드레아) 수녀는 “지금은 남북 대립이 격렬해져 당장 전쟁이 터질 듯 아슬아슬한, 한반도 평화가 위협받는 위험한 시기”라며 “우리는 성모님의 전구로 다시 분연히 일어설 것을 서약하며, 한반도 인구가 기도한 것처럼 꽃송이를 봉헌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음이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나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 말씀처럼 우리 작은 기도와 희생이 모여 소우주인 가정과 한반도, 나아가 온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반도 평화와 가정 회복을 위한 로사리오 천송이 봉헌’ 기도 모임에 함께하는 신자들에겐 점심이 제공된다. 현장 참여가 어려운 이들은 각자 위치에서 묵주 기도를 하면 된다. 이후 기도 횟수를 온라인 구글 서식(http://forms.gle/STbzaF8WhBwAZwZX9)이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수녀회에 알리면 합산된다.
문의 : 010-6709-1685, 전명숙 수녀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