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생활 속의 복음] 사순 제4주일- 영원한 생명을 얻는 법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광야에서 모세와 하느님께 불평을 늘어놓았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느님께서 벌로 불 뱀들을 보내셨습니다. 그 뱀들에 물려 많은 이가 죽게 되자 백성들이 모세에게 가서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자신들을 살려주시기를 간청해달라고 모세에게 부탁했습니다. 모세의 기도를 들으신 하느님께서는 마음을 돌리셨습니다. 모세는 하느님의 지시대로 구리 뱀을 만들어 기둥에 달아매었고, 불 뱀이 사람을 물었을 때 그 사람이 구리 뱀을 쳐다보면 살아났습니다.(민수 21,4-9 참조)



죽음을 면하게 된 이유, 믿음

민수기의 이러한 내용을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의 십자가 상 죽음에 대한 예표로 보고 있습니다. 구리 뱀을 쳐다보고 죽지 않게 되었듯이 십자가에 달려 올려진 분, 곧 예수님을 바라보고 믿는 이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리라는 것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강조점은 믿음입니다. 구리 뱀 이야기에서도 불 뱀에 물려 죽게 되었던 사람들이 죽음을 면하게 된 이유는 구리 뱀을 쳐다보았다는 사실 그 자체에 있지 않습니다. 구리 덩어리에 불과한 뱀을 쳐다보면 살게 된다는 전혀 믿기지 않는 말씀에도 불구하고, 그 말씀이 바로 모세를 통한 하느님의 뜻이라는 것을 믿고 따랐기 때문에 그들이 살게 된 것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께 대한 믿음, 곧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이 참된 생명에 이르는 길임을 고백하는 믿음 때문에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 믿는 이들, 영원한 생명 얻게 될 것

이어서 복음의 핵심적인 내용이 아름답게 선포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 3,16) 하느님께서 당신 외아들을 보내시어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도록 허용하셨습니다. 그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예수님께서 부활하심으로써 세상의 모든 고통과 죄와 악을 이기고 승리하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믿는 모든 이들도 그것들에 맞서 승리하고 그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 것입니다. 결국 하느님의 외아들, 예수님의 십자가 상의 죽음은 인간의 구원을 바라시는 하느님의 극진한 사랑 때문이었다는 것을 장엄하게 선포하고 있습니다.



십자가 위 죽음은 하느님 사랑의 증거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으로써 예수님은 모든 인류의 죄를 치유하는 약이 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구리 뱀보다 훨씬 효력이 있는 치료약이십니다. 십자가 위의 죽음 이외에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더한 증거는 필요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란 오직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신뢰하며 믿음으로 십자가의 예수님을 바라보는 것이고, 그 십자가를 바라볼 때마다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마음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 내용에 비추어보면 하느님의 심판이란, 인간이 자신의 불신을 고집함으로써 스스로 구원에서 멀어지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불신을 고집하는 사람들을 ‘그들이 하는 일이 악하기 때문에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요한 3,19 참조)하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말씀은 지금 우리 삶의 모습을 성찰케 합니다. 하느님이 보여주신 사랑을 불신하며 스스로 어둠 속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밝고 따뜻한 빛 가운데 나오기를 스스로 꺼리는 것은 아닌지 우리 자신에게 질문해 봅시다. 그러한 성찰을 통해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가 얼마나 크고 풍성한지 다시 새롭게 발견하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십자가를 올려다볼 때마다 그 사랑과 자비에 감사하며 영원한 생명에 대한 갈망을 더욱 키워가는 사순 시기를 보내면 좋겠습니다.

유승록 신부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4-03-06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11. 25

요한 14장 23절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