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부활 달걀로 환경의 소중함 일깨워
서울대교구 신사동본당 자모회원들이 부활 달걀 판매를 위해 뜨개질을 하고 있다. 서울 신사동본당 제공
유엔(UN)이 정한 ‘쓰레기 없는 날(Zero waste day)’인 3월 30일 서울대교구 신사동본당(주임 오인섭 신부) 신자들이 친환경 부활 달걀 판매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본당 자모회는 이날부터 주님 부활 대축일까지 이틀간 지구 온난화를 상징하는 그림이 그려진 부활 달걀을 판매했다. 또 일회용으로 버려지는 카페 음료 캐리어를 장바구니로 활용했다. 자모회원들이 직접 뜨개질한 바구니와 가방·묵주 주머니 150여 개도 마련했다. 버려지기 쉬운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 후속 권고인 「하느님을 찬양하여라」의 가르침에 따라, 녹색 순교와 생태적 회심을 실천하고자 신자들이 참여한 것이다. 신자들은 특별한 부활 이벤트에 동참하며 환경의 소중함을 거듭 일깨웠다.
본당의 이같은 환경활동은 단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오인섭 주임 신부가 2022년 2월 부임한 이후 지속적으로 환경 사목에 관심을 가져오다 이후 성당 내에 카페 ‘로사리오’를 운영하며 환경 지킴이가 본격 시작됐다. 로사리오는 일회용 컵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커피 찌꺼기도 바로 폐기하지 않고, 탈취제나 거름으로 재활용하도록 나누고 있다. 지난 2월 사순 특강 때엔 ‘찬미받으소서와 함께하는 생태영성’을 주제로 40차례의 강의가 이뤄졌다. 행사 때마다 제작하던 종이 홍보물을 노트북과 모니터 화면으로 대체하고, 본당 생태환경분과는 매달 주제를 정해 친환경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4월 주제는 ‘투명 페트병&플라스틱 재활용’이다.
쓰레기 없는 부활 달걀 판매를 위해 만들어진 뜨개 가방 안에 형형색색의 달걀들이 담겨 있다.
이용미(이베타) 기획분과장은 “전체 인구의 3.5가 변화를 외치면 세상이 바뀐다는 ‘3.5의 법칙’처럼 생태적 회심을 실천하는 신자들의 영향력이 더해지길 바라며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며 “뜨개 가방 제작도 일부 재능 기부로 이뤄지던 것이 점차 많은 신자가 참여하면서 활성화됐다”고밝혔다.
오인섭 신부는 “이번 환경 실천 사목으로 남녀노소 모두가 참여하는 협업 사례를 더 발굴해 본당에 자원순환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본당 공동체가 생태적 회개를 실천하면서 자연과 친교를 이루고 하느님 안에 새로워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