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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정해남(다두, 수원교구 상대원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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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시간에 맞춰 바쁜 걸음으로 가고 있는데

뒷골목 도로에 갑자기 차량들이 급정차했다.

웬일일까?

좁은 차량들 틈새를 비집고 앞으로 나아가보니

할머니가 거의 코가 땅에 닿을 듯 굽으신 몸으로 도로 한가운데서

머뭇머뭇하고 계셨다.



얼른 뛰어가서 부축하며 보니 묵주반지를 끼고 계셨다.

“어디 찾으세요?” 여쭈니

처음엔 근심 가득하신 얼굴로 대답을 안 하시다가

한참 후 집을 못 찾겠다고 하셨다.


가족들에게 연락하려고 해도

전화번호를 모르고 계셔서 망설이고 있는데

○○반찬가게에서 상대원성당 가는 길만 알면 집을 찾으실 수 있다고 하셔서

이렇게 저렇게 여쭤 ‘교우의 집’ 교표가 붙어있는 집까지 모시고 가니

그제야 할머니의 얼굴에 안도의 미소가 밝게 흘렀다.



정상인 걸음으로는 5, 6분 거리인데

할머니와 함께한 시간이 30분쯤 흘러서

비록 내 선약은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지만

작은 도움을 드릴 수 있어 기쁜 날이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머무르고

하느님께서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고 계십니다.‘(1요한 4,16)



주님, 감사합니다.





정해남 다두 / 수원교구 상대원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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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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