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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일기] 이거 빼면 빨리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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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마을에서 약 2주 가량 지냈던 36세 환자가 있었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두 아이 엄마로 건강할 때는 근면성실하게 살림을 꾸렸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도 많이 했던 분인데 뇌종양 말기로 입원한 분이었다.

들어왔을 때는 이미 전신이 굳은 상태로 마비돼 있었고 양쪽 팔만 겨우 움직일 뿐이었다.

 뇌종양이 머리와 가슴 허리까지 전이돼 있었기 때문에 통증은 물론 숨쉬기조차 어려워 목을 뚫어 주었고 코에는 엘-튜브(L-Tube)를 끼워 음식물을 넣어 주는 상태였다.  
머리는 뇌압이 높아 이미 개두술을 받은 상황이었고 뇌 손상으로 인해 눈이 감겨지질 않아 눈동자엔 이미 두터운 막이 생겨 보이질 않았다. 턱은 벌어져 다물어지질 않았고 허리 아래는 소변 줄까지 끼워져 있어 식물인간보다도 참혹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더 가슴이 아팠던 것은 의식이 또렷하다는 것이었다. 지금 자신의 처지와 통증 죽음에 대한 두려움 움직일 수 없는 답답함 자식을 남겨두고 가야 하는 절망감 등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다는 것은 차라리 죽음보다도 더한 고통이었을 것이다.

 이런 고통 속에서도 이 자매는 신음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남편말로는 정말로 참을성이 많다고 했다.

 어느날인가 남편이 찾아왔을 때 환자가 의도적으로 코에 끼워져 있는 엘-튜브를 빼려고 했다. 잘 움직이지도 못하는 팔을 간신히 들어 줄을 잡아당겼다. 그래서 남편에게 물어보도록 했다.

당신 이 줄 빼면 음식을 못 먹잖아 그러면 어떻게 되는 줄 알잖아 그래도 빼고 싶어? 그렇게 하고 싶으면 손을 올려봐.  아내는 아주 천천히 힘겹게 머리 위까지 손을 올렸다.

잘 쓰지도 못하는 팔이 그렇게 많이 올라갈 줄은 몰랐다. 목에는 계속 산소를 연결하고 있었는데 그것도 물어 보라고 했다. 당신 산소도 뺄까? 이 산소 빼면 숨을 못쉬어 빨리 죽는데 어떻게 해 그래도 빼? 잠시 후 팔이 머리 끝까지 올라갔다. 아까보다 더 높이…. 그것을 본 남편이 아내의 목을 끌어안고 오열했다. 자매 눈가에도 눈물이 맺혔다….
  ▨성모꽃마을은 가난하고 병든이들 특히 고통과 통증에 몸부림치는 이들을 위한 무료 호스피스시설입니다. 말기 암환자라면 누구나 가족이 있든 없든 관계없이 종교를 묻지 않고 도움을 드립니다.
 성모꽃마을은 도움을 청하는 손을 뿌리치지 말고 도와줄 힘만 있으면 망설이지 말라(잠언 3.27) 는 말씀을 생활 중심으로 삼고 사는 곳입니다. 함께 해주십시오. 하루에 100원씩만 도와주십시오.(안내 : 043-211-211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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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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