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5동성당 남성 레지오 단원들이 토마스의 집 앞에서 무료 급식을 하고 있다. 봉사하며 ‘살아있는 피정’ 체험
쌀 부식 등 전신자들이 십시일반 봉헌
매주일 영등포 토마스의 집에서 활동
본당의지-사랑의 후원-레지오단원봉사 삼위일체
11월 들어서며 서울 목5동본당(주임=홍문택 신부)에서는 매 주일마다 새벽 6시30분경부터 여성 레지오 단원들이 부산한 손놀림으로 밥과 국을 끓이고 반찬을 만드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
「사랑의 생명 문화운동-우리 함께 할래요」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지난 11월 2일을 기해 영등포역 주변 노숙자들에게 주일 점심을 대접하기 위한 모습이다.
3시간여의 작업이 끝나고 오전 10시경이 되면 쌀쌀한 겨울 아침 공기가 무색하게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갓 지은 밥과 오징어볶음 새우풋고추조림 콩나물무국 등 맛깔스런 국 반찬들이 대형 찬합에 차곡차곡 담겨지고 당일 배식 봉사를 맡은 남성 레지오 단원들에 의해 음식 배달 차량에 옮겨졌다. 약 300명이 한 끼를 나눌 수 있는 분량이다.
밥과 반찬이 도착된 곳은 영등포동 426번지 「토마스의 집」(책임=김종국 신부). 20년 가까이 점심 무료급식을 해오고 있는 이곳에는 인근 1.5평 미만 판자집 쪽방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찾아온다. 대부분이 장애인 독거노인 노숙인들. 그간 여러 여건 부족으로 목요일과 주일에 문을 닫았던 토마스의 집은 목5동 본당이 주일 급식을 시작하면서 지역 어려운 이들에게 점심을 한 번 더 배급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하루 끼니 해결이 쉽지 않은 손님(?)들은 점심 한 그릇이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일 수도 있기에 앞치마를 두르고 음식을 담아내는 레지오 단원들 모습은 「봉사」 이상의 진지함이 엿보였다. 서너 그릇씩 밥을 청하는 이들을 만나면서 『밥과 국이 너무 맛있어 더 먹고 싶었지만 식당 밖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그냥 나왔다』는 인사를 받으며 쌀 한 톨 한 끼의 소중함은 더욱 크게 느껴질 수 있었다. 홍문택 주임신부의 당부대로 「살아있는 피정」이 될 법했다.
여기서 나눠진 음식들이 보다 의미 있는 것은 본당 신자들이 정성껏 봉헌한 한 줌 쌀로 밥을 짓고 3000원~1만원에 이르는 회비와 함께 직접 가져온 쌀 고기 미역 다시마 북어 등 다양한 부식품으로 만들어진 전 본당 공동체의 마음과 기도가 녹아들었다는 점이다.
그것은 또한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모아 주변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교회의 본질이자 영성」이라는 취지아래 모든 신자들의 역량을 체계적으로 응집 보다 많은 이들에게 나눔을 실천하자는 본당의 의지와 사랑의 후원회(회장=서종숙)를 통한 신자들의 후원 및 레지오 단원들의 봉사가 어우러진 결실이기도 하다.
두달 여에 걸친 사전 조사작업과 준비 기획으로 1톤 트럭 밥차와 식판 수저 국자 등 집기를 준비했던 본당측은 사랑의 후원회가 물품 지원을 72개 쁘레시디움 레지오마리애 단원들이 4개 꾸리아로 나뉘어 매 주일 조리 배식 봉사를 맡도록 무료급식 체계를 조직해 놓고 있다. 앞으로는 생활용품을 모아 지역내 불우한 이들에게 나누는 활동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일을 통해 본당 신자들은 교회의 나눔 정신에 대한 자긍심을 높여 가는 한편 공동체 안에서 나눔으로 더욱 커지는 사랑의 현장을 목격하고 있다. 사랑의 후원회에 후원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쌀과 기금을 익명으로 전달해 오는 사례들이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연 기자 miki@catholictime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