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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상식 팩트 체크] 성모님의 꽃은 장미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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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인 5월, 꽃의 여왕이라 불리는 장미가 참 아름다운 시기입니다. 장미하면 또 다른 여왕이 생각나지요. 바로 ‘하늘의 여왕’이신 성모님입니다.


성모님하면 장미가 떠오를 정도로 장미와 성모님의 관계는 깊습니다. 성모님이 처음 발현하신 1531년 멕시코 과달루페에서는 한겨울에 장미꽃들이 피어나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프랑스의 라 살레트에서 발현하신 성모님은 장미로 둘러싸인 신발을 신고 있었고, 루르드에서 발현하신 성모님의 발치에도 노란 장미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도 성모님과 장미를 결부시키곤 하는데요. 잘 아시는 것처럼 묵주기도(Rosario)는 라틴어로 ‘장미 꽃다발’을 의미합니다. 또 성모호칭기도를 바칠 때는 성모님을 ‘신비로운 장미’라 부르며 전구를 청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모님을 상징하는 꽃은 장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베드로 다미아노 성인은 “하느님께서 당신을 백합으로 입히셨고, 장미로 덮으셨으며 꽃들로 치장시키셨도다”라고 기도했다고 합니다. 성모님의 꽃은 장미, 백합을 비롯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특별히 백합은 성모님의 동정과 순결을 상징합니다. 중세기 화가들은 성화에 흰 백합을 그려 성모님이 동정녀임을 표현하곤 했습니다. 천사가 예수님의 탄생을 예고하는 장면에는 백합이 특별히 더 자주 등장하곤 합니다. 그래서 서구권에서는 흰 백합을 성모님의 백합(Madonna lily)이나 성모영보의 백합(Annunciation lily)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성모님을 표현하는 성미술에는 백합과 더불어 자주 등장하는 꽃이 또 있는데요. 바로 제비꽃입니다. 제비꽃은 성모님의 겸손과 겸양을 보여주는 꽃입니다.


베르나르도 성인은 「신비의 포도나무」라는 저서에서 성모님을 “겸손한 제비꽃”이라고 칭송했는데요. 성인은 “작고 땅에 가깝고 향기롭고 색이 소박한” 제비꽃에서 겸손을 찾았습니다. 그러면서 제비꽃이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겸손을 상징한다”고 전합니다.


아예 이름에 성모님의 이름이 담긴 꽃들도 있습니다. 메리골드는 마리아와 황금(Gold)이 합쳐진 이름인데요. 16세기 무렵 유럽에 이 꽃이 유래되면서 많은 신자들이 이 꽃을 성모님에게 봉헌했다고 합니다.


‘마리아의 장미’라는 의미의 로즈마리는 성모님에 관한 전설이 있는데요. 전설에 따르면 성모님이 예수님을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던 당시 로즈마리 위에 옷을 두고 휴식을 취했다고 합니다. 그때 원래는 흰색이었던 로즈마리의 꽃이 오늘날처럼 파란색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파란색은 하늘의 모후인 성모님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합니다.


라벤더에도 비슷한 전설이 있습니다. 이 전설에서 성모님은 아기 예수님의 옷을 라벤더 위에 널어 말리셨는데요. 그때부터 라벤더에 향기가 머물게 됐다고 하네요.


사실은 이밖에도 성모님과 관련 있는 꽃은 수십 가지나 된다고 합니다. 신자들은 이렇게 꽃을 통해서 아름다운 어머니, 성모님과 성모님의 덕행을 기억했던 것이지요. 꽃들이 아름다운 이 시기, 꽃들을 바라보며 성모님과 함께 기도한다면 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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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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