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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박해와 차별은 그리스도교 신앙에 어긋나

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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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2015년 9월 27일 미국 필라델피아 성요셉대학교에서 조각품을 축복하고 있다. 이 조각품은 「비그리스도교 선언」 50주년을 기념해 설치됐다. OSV


말씀의 씨앗은 ‘세상 모든 선함과 참된 것’
신앙 강제 행위는 하느님 모습 왜곡하는 것




가톨릭교회에서 이웃 종교는 어떤 의미가 있나?

“교회는 대화를 통하여 ‘모든 사람을 비추는 진리의 빛’인 ‘말씀의 씨앗’을 발견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씨앗들은 각 사람 안에 그리고 인류의 종교 전통들 안에서 발견됩니다.”(「교회의 선교 사명」 56항)

가톨릭교회는 각 사람들과 세계 여러 민족의 의례와 문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든 선한 것과 참된 것을 하느님께서 그들 안에 심어 놓으신 말씀의 씨앗으로 여깁니다. 특히 다른 여러 종교 안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말씀의 씨앗이 심어져 있습니다. 이 말씀의 씨앗은 이미 악에 대항하고 생명과 선한 모든 것에 봉사하고 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이웃 종교 안에 있는 말씀의 씨앗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찾아내 그리스도와의 온전한 만남이 이루어지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말씀의 씨앗과 그리스도의 만남이 이루어져 풍성한 열매가 맺어지도록 가톨릭교회와 이웃 종교 사이의 대화를 이끄시는 분은 성령이십니다.

억지로라도 다른 이들을 신앙으로 이끌어야 하지 않습니까?

“종교적 신앙을 전파하거나 종교 관습을 소개할 때, 특히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이들에게는, 떳떳하지 못하고 올바르지 못한 강제적인 설득으로 보이는 모든 행동은 언제나 삼가야 한다. 그러한 행위는 자기 권리에 대한 남용이며 타인의 권리에 대한 침해로 여겨야 한다.”(종교 자유 선언 4항)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당신을 섬김으로써 인간이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직접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러나 이 가르침을 받아들이려면 양심에 따른 인간의 자발적인 동의가 필요합니다. 종교 문제에서 인간은 자기 의지를 거슬러 행동하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됩니다. 종교는 절대자나 초월적 가치를 향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위이기에 이에 강제되지 않을 때 신앙의 의무를 다할 수 있습니다. 종교 자유의 권리는 모든 사람이 지니는 인간 존엄성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신앙을 다른 이들에게 권유할 때 떳떳하지 않거나 강제적인 행동을 삼가야 합니다. 권유의 대상이 사회적 약자일 경우 이 사실에 더욱 유의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이에게 신앙을 강제하는 행위는, 인간을 당신과의 관계에 자유로이 초대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왜곡하고 다른 이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믿는 이들과 믿지 않는 이들을 똑같이 대할 수 있습니까?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중략)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마태 5,46-47)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중략)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배나 받을 것이다.”(마르 10,29-30)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참으로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의 자녀로 신앙 공동체 안에서 혈육을 넘어서는 새로운 가족을 이룹니다. 또한 하느님의 자녀인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이에게 자비를 베푸시는 하느님 아버지를 따라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모든 이를 형제자매로 대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사람들 가운데서 한 사람이라도 형제자매로 대하기를 거부한다면 하느님께서 모든 이의 아버지라는 우리의 고백은 거짓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에서 이루어지는 차별과 박해는 그리스도교 신앙에 어긋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힘닿는 대로 모든 사람과 평화로이 지냄으로써 참된 하느님의 자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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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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