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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상식 팩트 체크] 전례에 쓸 수 있는 악기는 오르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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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하면 떠오르는 악기가 있습니다. 전례를 웅장하고 아름답게 꾸며주는 오르간입니다. 큰 규모의 성당에 설치된 파이프 오르간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성당에는 오르간이 설치돼있습니다.


교회는 오르간 축복 예식도 따로 거행하는데요. 오르간 축복 예식은 「축복 예식」 중에서도 ‘전례와 신심을 위한 성당 기물 축복 예식’ 항목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세례대나 감실, 성당문, 성화상, 십자가의 길 등 성당 안에서 신자들에게 중요한 것들을 축복하는 예식서들을 모은 곳에 오르간 축복 예식서도 있는 것이죠.


교회는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에 “전례 거행에 가장 어울리는 악기는 오르간”이라면서 오르간을 “적당한 자리에 놓아 성가대와 교우들이 노래할 때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악기만 연주하는 경우에는 모든 이가 잘 들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명시할 정도로 오르간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393항, 313항 참조)


이처럼 교회 안에서 오르간의 위상은 특별합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부들은 “라틴 교회에서 파이프 오르간은 전통적인 악기로서 크게 존중돼야 한다”면서 “그 음향은 교회 의전에 놀라운 광채를 더하고, 마음을 하느님께 드높이 힘차게 들어 올릴 수 있다”고 극찬하고 있습니다.(「전례헌장」 120항 참조)


이처럼 교회의 특별한 사랑을 받는 오르간이지만, 사실 교회가 처음부터 전례에 오르간을 사용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초기에는 전례에 악기를 도입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오르간 역시 처음에는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9세기 무렵부터 하나, 둘 교회 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서양 교회에서 처음으로 오르간이 설치된 곳은 독일의 아헨주교좌성당(812년)이라고 하는데요. 이후로도 오르간은 여러 성당에 널리 받아들여지면서 교회 전례를 위한 중요한 악기가 됐습니다.


그렇다면 전례 중 악기 사용은 오르간만 가능한 것일까요? 오르간 말고 다른 악기들도 전례 중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오르간과 달리 다른 악기들은 일종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전례헌장은 오르간 외의 다른 악기들은 지역 교회의 판단과 동의에 따라 거룩한 용도에 적합하고 성당의 품위에 맞으며 신자들의 교화에 도움이 된다면 전례에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런 방침에 따라 한국 교구들도 오르간 외에 사용할 수 있는 악기를 정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구들에서는 전례 중 관악기와 현악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타악기는 특별한 경우에 신중하게 검토해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오르간이지만, 그렇다고 전례 음악에서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교회는 전례 시기 중 대림 시기에는 오르간과 다른 악기를 연주하는 것을 절제하고, 사순 시기에는 노래 반주에만 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반주에만 쓸 수 있다는 것은 악기만으로 음악을 연주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전례 음악에서 오르간 소리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하느님을 찬미하는 우리들의 ‘목소리’이기 때문입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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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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