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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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나 큰일 앞두고 점 보는 건 미신행위

한국 천주교회와 이웃 종교(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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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의 운행에 따라 사람의 운명을 점치는 점성술은 동양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은 이탈리아 베네치아 시계탑에 그려져 있는 별자리 정보. 사진=언스플래쉬

사주팔자는 어떻게 대해야 합니까?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시편 8,5)

우리 조상들은 날(日)을 세는 데서 비롯한 십간(十干)과 달(月)을 세는 데서 비롯한 십이지(十二支)를 조합한 육십갑자(六十甲子)를 이용하여 연월일을 표시하였습니다. 사주는 한 사람이 태어난 연(年)·월(月), 일(日)·시(時)를, 팔자는 사주의 간지가 되는 여덟 글자를 가리킵니다. 본디 사주팔자는 한 사람의 생년월일을 나타내는데, 나중에 음양오행설과 만나면서 한 사람의 타고난 운명이나 인간관계 그리고 길흉화복을 알아보는 수단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여기에는 한 사람의 일생이 태어난 시간에 따라 이미 정해져 있다는 운명론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사람의 인생이 천체의 운행에 따라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입장은 그리스도교 신앙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만물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는 마치 친구를 대하듯이 인간에게 말씀하시고, 그와 사귀시며 부르시고 받아들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인간을 돌보시고 이끌어 주십니다. 인간은 자신의 운명에 예속된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참된 자유와 행복을 누리며 자신의 삶을 펼치고 실현하도록 부름을 받았습니다. 온갖 장애를 이겨 내고 하느님의 부르심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삶이 그리스도인의 소명입니다.

시험이나 큰일을 앞두고 점을 보아도 됩니까?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마태 6,9-10)

우리나라 무속 전통의 점(占) 또는 점복(占卜)은 신령의 뜻이나 미래의 일을 무당의 주술이나 의식을 통하여 파악함으로써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종교 행위입니다.

오늘날에는 전통 점술 이외에 ‘타로’ 같은 서양 점술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 심리적 위안을 얻고 ‘편한 삶’을 유지하고자 점술을 이용합니다. 그렇지만 점은 미신 행위로 우리가 참하느님께 드려야 할 예배에서 벗어납니다.

시험이나 큰일을 앞두고 마음이 불안해 점에 솔깃할 수 있지만, 그리스도인은 모든 것이 하느님의 섭리에 따라 이루어진다고 믿습니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하느님께 기도하는 그리스도인은, 그 일이 자신의 뜻대로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기를 청합니다. 일이 자신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여 하느님을 원망하거나 더 이상 기도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태도입니다.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고 그 결과를 하느님께 맡기는 이는, 설령 그 결과가 자신이 원하는 바와 다르다고 할지라고 하느님께서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한 방식으로 이끌어 주시리라 신뢰합니다.

사람이 죽으면 ‘귀신’이 됩니까?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믿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은총 안에서 죽는 모든 이의 영혼이 (중략) 하느님의 백성을 이룬다는 것과, 이 영혼들이 자신의 육신에 다시 결합되는 부활의 날에 죽음이 완전히 정복될 것임을 믿습니다.”(바오로 6세의 자의 교서 「하느님 백성의 신앙 고백」)

민간 신앙과 무속에 따르면 인간이 죽으면 그 넋은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갑니다. 그런데 이승에서 억울한 죽음을 당한 이들이나 원한을 가지고 죽은 이들의 넋은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이승에 남아 사람들이 자신의 한(恨)을 풀어 주기를 바라며 떠돌아다닌다고 합니다. 이러한 존재를 통상 ‘귀신’이라고 부릅니다. 귀신이 한을 품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귀신을 험악하고 무서운 존재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귀신은 그리스도교가 말하는 사탄이나 악마와는 다릅니다. 사탄은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고 인간을 악으로 이끄는 영적 존재이고, 귀신은 원한 때문에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떠도는 죽은 이의 넋입니다.

그렇지만 그리스도인은 귀신을 믿지 않습니다. 죽은 사람은 누구나 하느님 앞에 서게 될 것이며 그분과 함께 부활하리라는 것이 그리스도교의 희망입니다.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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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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