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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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1)

[월간 꿈 CUM] 행복의 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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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는 말 중,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이며 많이 쓰이는 단어는 사랑이다. 누구나 사랑한다는 말을 듣기만 해도, 마음이 흐뭇하고 즐거워진다.

가정에서는 부모 사랑, 자식 사랑, 형제 사랑을 가족에게서 듣고 사용하면서 깨닫는다. 그리고 사회활동 중에는 겨레 사랑, 이웃 사랑, 향토 사랑, 직장 사랑이 많이 강조된다. 특히 군대 생활 안에서는 조국 사랑, 부대 사랑, 전우 사랑, 부하 사랑이 더욱 요구된다. 또 가수들은 사랑을 목놓아 노래하고, 작가들은 작품으로써 사랑을 묘사하며, 예술가들은 사랑 이야기를 최고의 주제로 다룬다. 

그뿐만 아니라, 사랑은 큰 종교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천주교와 개신교에서는 애주애인(愛主愛人), 불교에서는 대자대비(大慈大悲), 유교에서는 경천애인(敬天愛人)이 중심사상이다. 애주애인과 대자대비와 경천애인의 공통점은 바로 사랑이다.

예수님이 사두가이파 사람들과 부활 논쟁(마르 12,18-27) 을 하고 있을 때, 율법학자 한 사람이 다가와 모든 계명 가운데서 첫째가는 계명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예수님은 마음과 목숨과 정신과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첫째요,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둘째라고 하면서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고 대답하셨다.(마르 12,30-31 참조) 그래서 그리스도교의 중심사상은 사랑이며, 그리스도교는 사랑의 종교라고 한다.

사도 바오로는 인간의 여러 언어와 천사의 말까지 하고, 예언하는 능력이 있고, 모든 신비와 지식을 깨닫고, 산을 옮길 수 있는 믿음이 있으며, 또 모든 재산을 나누어주고 자신의 몸까지 넘겨준다 해도, 그에게 사랑이 없으면 그것은 요란한 징이나 꽹과리에 지나지 않아 아무 소용이 없으며(1코린 13,1-3 참조), 사랑이 더욱 뛰어난 길이라고(1코린 12,31) 했다.

사도 바오로는 어떤 사람이었는가?

당시 문명과 교통의 중심지였던 타르수스(Tarsus)에서 출생한 유대인이었고, 어릴 때부터 희랍의 영재교육(英才敎育)을 받았다. 또 예루살렘에 유학해서는 석학 가말리엘(Gamaliel)의 문하생(門下生)이 되었고, 그곳에서 철학과 신학 및 율법 등을 공부했다. 그리고 로마 제국의 시민권을 가졌으며, 지배계층이었던 바리사이파에 속해 활동했다. 아울러 신자라면 남녀를 가리지 않고 잡아들여 감옥에 가두고 죽이기까지 할 수 있는 권력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그러는 중, 다마스쿠스(Damascus)로 가는 길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사도 9.3-6 참조) 극적으로 회심하여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그 이후부터 결혼도 하지 않고 독신(獨身)으로 살면서, 여러 곳을 다니며 오로지 복음 전파에 힘썼다. 그리고 여러 곳에 교회를 설립하고 신약성경 중 13권의 서간(書簡)을 저술하였으며, 67년 로마에서 순교할 때까지 위대한 사도로 살았다. 이러한 바오로가 그리스도교의 첫째요 둘째 계명이며 신앙생활 지침이기도 하고, 독자들에게 가장 많은 감동을 주는 사랑(1코린 13,1-13)을 설명했다. 

그중에서 1코린 13,4-7의 내용은 이러하다.

“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고,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고,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불의에 기뻐하지 않고 진실을 두고 기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

이 내용의 주어(主語)인 ‘사랑’을 ‘나’로 바꾸어 읽으면 더 뜻이 깊어진다. 


글 _ 최봉원 신부 (야고보, 마산교구 원로사목)
1977년 사제품을 받았다. 1980년 군종장교로 임관, 군종단 홍보국장, 군종교구 사무처장 겸 사목국장, 관리국장, 군종참모 등을 지냈으며 2001년 군종감으로 취임, 2003년 퇴임했다. 이후 미국 LA 성삼본당, 함안본당, 신안동본당, 수산본당, 덕산동본당 주임으로 사목했으며, 마산교구 총대리 겸 사무처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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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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