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꿈 CUM] 꿈CUM 환경 (19)
국제연합 센터에서 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연설(1985년 8월 18일) (01)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고 사는 문제’와 ‘인권 문제’에 온통 매달려 있던 1985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세계를 향해 환경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셨습니다. 교황님은 그해 8월 18일 국제 사회를 향해 환경은 당연히 늘 그렇게 우리 옆에 있을 것이라는 인식을 부수십니다. 그리고 왜 교회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지 그 당위성에 대해 설파하십니다.
“오늘날 환경에 대한 위협은 다양합니다. 삼림 황폐, 수질 오염과 대기 오염, 토양 침식, 사막화, 산성비 외에도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열대 지역, 특히 이곳 아프리카에서 매우 심각합니다. 이 문제의 영향을 받는 나라들은 거의 모두, 큰 어려움을 안고 다양한 산업화 단계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입니다. 심각한 에너지 부족과 자연 자원 고갈은 발전을 가로막으며, 그 결과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을 만듭니다. 특히 심각한 풍토병에 걸리기 쉬운 열대 환경 때문에 문제는 더욱 복잡해집니다.”
여기서 제가 주목하는 것은 당시로서는 생소한 문제였던, ‘개발도상국가들의 피해’에 대해 언급하고 계시다는 점입니다. “개발도상국들이 직면한 문제와 선진국들의 문제는 서로 다릅니다. 현대의 산업과 기술은 발전을 향한 큰 희망을 제시하지만, 이러한 매우 중요한 경제적 물질적 사회적 발전이 지금 당장 그리고 미래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적절히 고려할 수 있도록 조치하여야 합니다.”
이처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환경 문제를 평등의 관점에서 바라보셨습니다. 교황님은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의 불평등 문제가 환경 문제에도 적용되며, 이는 세계적인 차원에서 각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교황님은 환경 문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와 공동체의 문제로 파악하셨습니다.
“궁극적 결정 요인은 인간입니다. 하느님 아래에서 미래를 결정할 주체는 과학 기술이나 경제적 물질적 발전 수단의 증가가 아니라, 함께 문제에 직면하기를 기꺼이 선택하는 인간, 특히 인간 집단인 공동체와 국가입니다. 인종 차별이나 갖가지 형태의 편견과 차별의 악습과 같이 인간의 자유를 저해하고 실추시키는 모든 것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인간의 소명을 모욕하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인간의 자유를 요구하는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따라서 환경 개선과 모든 사회에 중요한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1985년 당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시대를 앞서는 혜안에 대해 좀 더 살펴봐야겠습니다.
글 _ 이용훈 주교 (마티아, 천주교 수원교구장)
1979년 3월 가톨릭대학교를 졸업하고 사제품을 받았다. 1988년 로마 라테라노 대학교 성 알폰소 대학원에서 윤리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03년 주교로 서품되었다. 저서로는 「그리스도교와 자본주의」, 「삶에 대한 이야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