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이신 마리아 수녀회’ 카메룬관구(관구장 김지연 아가타 수녀)는 임산부를 포함한 여성과 아이들을 에이즈와 풍토병에서 보호하고 치료하기 위해 카메룬 바푸삼에 모자보건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바푸삼에는 난민들이 많이 모이고 있는데 대부분이 노약자와 여성, 아이들이다. 카메룬의 북서부 지역 바멘다에서 일어나고 있는 내전에 의한 피난민들이 주로 바푸삼으로 온다. 카메룬은 제1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와 영국의 식민지로 분할됐다가 합병한 후 프랑스어권 중심으로 발전했다. 이에 소외된 북서부 영어권 지역은 바멘다를 중심으로 반정부 무장투쟁을 일으켰다. 바멘다 내 병원은 정부군 치료용으로 전락해 일반 국민들은 이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남성들은 내전으로 상당수가 전사했다.
도움이신 마리아 수녀회는 바푸삼에 있는 피정의 집을 개방해 난민들을 받아들여 돌보고 있다. 또 난민촌 가정들을 일일이 방문해 구호품을 전달하고 의료지원을 하고 있다. 그런데 비싼 에이즈 치료약 등을 개인적으로 구입해 제공해야 해서 자금 부담이 큰 상황이다. 모자보건센터를 세워 정부 지원을 받으면 환자들에게 에이즈와 폐결핵 치료약을 무료로 제공할 수 있다. 카메룬의 에이즈 환자는 2016년 기준 공식적으로 56만 명이지만 현재 비공식적으로는 300만 명 이상까지도 추산된다. 뿐만 아니라 모자보건센터가 있으면 기본 검사를 통해 말라리아, 장티푸스 같은 풍토병과 영양실조까지 환자들 치료와 지원이 가능하다.
모자보건센터 건물은 난민들을 돌보고 있는 피정의 집을 개조해 사용할 예정이다. 의료진으로는 약사인 김지연 수녀 외에 구호 활동 중인 현지 간호사 수녀도 있다. 그러나 초음파·엑스레이 기기나 인큐베이터 등 의료기기, 소변·혈액 검사를 위한 기기 등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 산파나 간호조무사 등 운영을 위한 직원들의 임금도 문제다.
김 수녀는 “바푸삼은 국경 지역인 데다 난민이 많은 곳이라 모자보건센터 필요성이 높은 곳”이라며 “한국에는 카메룬의 내전 소식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바푸삼은 도움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