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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엽 신부의 성경 속 인물] 니네베의 멸망을 예언한 나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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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독재자 무솔리니(1883~1945)는 청년 시절 문학적이며 지성적이었다. 그는 마르크스 얼굴이 새겨진 메달을 주머니에 넣고 다닐 정도로 사회주의 이념에 진심이었다. 무솔리니는 19세 때 병역을 피해 스위스로 도망쳐 낮에는 노동자로 일하고 밤에는 사회주의를 연구했는데, 선동가로 활동하다 경찰에 체포되어 11번이나 감옥에 갇혔다. 그는 이탈리아로 돌아와 10년 동안 저널리스트로 열렬한 사회주의자로 활동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가져온 파멸 상태를 본 그는 사회당원으로서의 활동을 그만뒀다.


1918년 무솔리니는 구체제의 악습들을 완전히 청산해 낼 수 있는 단호한 독재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의 파시스트 운동은 민족주의와의 결합에 힘입어 급속도로 번져나갔다. 재향군인들의 실업과 정부의 취약성, 국회의원들의 부패 사이를 파고들어 무솔리니는 세력을 확장했다. 이탈리아 북부지방에서 일어난 노동자들의 폭동을 이용해서 무솔리니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높여 권력을 잡았다. 


무솔리니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과 동맹을 맺고 국민들을 전쟁의 소용돌이에 몰아넣었다. 한 지도자의 정책이 나라의 운명을 지옥과 같은 고난으로 몰아넣은 사례가 무솔리니와 히틀러가 대표적이다. 1945년 4월 27일 무솔리니는 파르티잔에게 붙잡혀 처형됐다. 그의 시체는 밀라노 미잘로 로레토 광장 과거 공산당원들을 공개 처형하던 바로 그 교수대에 거꾸로 매달렸다.


예레미아와 같은 시대에 활동한 인물로 예언자 나훔은 고향이 ‘엘코스’라는 것 외에는 별로 정보가 없다. 나훔서는 지도자들의 불의한 시책이 국가를 패망으로 몰고 간다는 사실을 니네베의 폐허를 통해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도자들의 올바른 지도와 헌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한다.


예언자 나훔은 앗시리아 제국의 수도 니네베로 가서 예언했다. 기원전 8세기 후반과 7세기 초엽은 앗시리아가 주도권을 잡고 팽창하는 시기였다. 아시리아는 북이스라엘을 멸망시키고 100여 년간 이스라엘을 괴롭혀왔다. 기원전 652년부터 왕좌 계승을 위한 형제간의 권력다툼을 통해, 결국 앗시리아의 힘은 기울고, 멸망을 향해 추락이 시작되었다. 기원전 612년 니네베가 멸망하고 시리아 하란 지역의 아시리아 군대도 공격으로 전멸당해 기원전 609년에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하느님께서 위로하시다”는 뜻의 이름을 가진 나훔은 이름 그대로 고통 중에 억압받던 유다인 위로하며 악행의 말로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전체적으로 나훔서에는 앗시리아의 지배에 고통 당하던 유다인의 울분과 증오가 잘 담겨 있다. 나훔은 니네베의 멸망은 하느님의 뜻이며, 심판의 날에 악인은 처벌당하고 성읍은 완전히 파멸되어 사라질 것이라고 분명하게 예언한다. 나훔서의 내용은 니네베의 멸망이라는 단순한 하나의 주제를 향하고 있다. 니네베의 멸망을 초래한 것은 결국 포악한 통치자들 때문이다. 나훔은 불의는 결국 망하고 정의로운 사람들은 결국 승리한다는 위안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글 _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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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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