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학생이 ‘천주교는 마리아를 믿는 교회라던데 맞나요?’라고 질문하더라고요. 명확하게 알려주고 싶은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교리교사 회합을 하다 보면 ‘학생들이 성모 마리아에 관해 물어볼 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다’는 이야기가 가끔 나옵니다. 실은 저도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 숙제를 풀어보겠다고 신부님들에게 여러 번 질문하고 설명을 들었습니다. 또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은 몇 번이나 책을 읽으며 묵상하고 기도하면서 마침내 ‘믿을 교리’로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이번에는 가톨릭교회가 성모 마리아를 특별히 공경하는 이유와 그 의미를 하나하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성경 속의 마리아
가톨릭 신앙은 구원의 중심 사건인 강생(신이 인간으로 태어남)의 신비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아울러 그 사건을 통해 하느님의 아들이 역사 안에 들어오셨음을 기본 진리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여인에게서 태어나 율법 아래 놓이게 하였습니다.”(갈라 4,4)
가톨릭교회 밖에서는 마리아 교리와 신심·공경을 미신적 행위 또는 우상숭배로 간주합니다. 그러나 가톨릭교회는 인류구원 사건인 하느님 아들 강생의 신비에서 마리아가 전인적(지성·감정 의지를 균형 있게 갖춰 원만한 인격을 지닌 사람)으로 참여해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에 마리아를 특별히 공경합니다.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예수님이 당신 어머니의 요청으로 물을 술로 만드는 기적을 행하신 사건(요한 2,1-8)은 마리아가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서 예수께 인간의 문제점을 대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도록 합니다. 다시 말해 주님께서는 바로 어머니의 부탁으로 첫 기적을 일으키셨습니다. 이 대목에서 그리스도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의 정확한 위치가 밝혀집니다.
이러한 성경 속 사실에서 우리는 마리아를 통한 기도의 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모님을 공경하는 것입니다. 물론 마리아는 예수님을 낳으셨지만, 하느님은 아닙니다. 따라서 마리아 공경은 ‘인간에게 바치는 최고의 공경’입니다.
마리아 공경의 배경
인류 구원을 위해서는 하느님의 아들이 이 세상에 오셔야만 했습니다. 성자의 강생을 위해, 즉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시기 위해서는 한 분의 어머니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마리아라는 여인이 등장했고, 인류 구원에서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되었습니다.
첫 인간인 아담과 하와는 하느님을 거슬러 죄를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후손인 인간의 죄를 씻겨주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가 구원 현장에 나타나셨습니다. 구원 사업을 통해 아담의 ‘원죄 나무’ 대신 그리스도의 ‘십자 나무’가 심어졌고, 하와의 ‘불순명‘의 매듭은 마리아의 ‘순명’으로 풀어졌습니다. 곧 마리아는 인류구원 사업에 꼭 필요했던 협력자였습니다.
하느님의 은혜로 모진 고난에서 벗어난(이집트 탈출) 이스라엘 백성은 날이 갈수록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교훈을 잊어갔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예언자를 파견해 그 민족들에게 충성을 요구하고, 당신 축복의 약속을 상기시키셨습니다. 예언자 중 이사야가 기원전 700년경 최초로 동정 마리아에 대해 예언했습니다.(이사 7,14) 그리고 예언대로 갈릴래아 지방에서 태어난 마리아는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처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