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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2)

[월간 꿈 CUM] 행복의 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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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의 핵심 사상인 사랑은 무엇인가? 사실 사랑을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외국어도 물질명사도 아니면서 순수 우리말이지만, 추상명사(抽象名詞)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추상적인 개념을 형상화(形象化)하여 그 뜻을 알게 한다. 사랑을 의미하는 몇 가지 비유가 있다.

첫째, 사랑은 모양이 없는데도 하트(heart)인 심장(心臟)으로 표시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쓰거나 선물을 줄 때, 심장 모양으로 장식한다. 이때 심장은 사랑을 뜻한다. 심장은 우리 몸의 지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다. 심장은 몸의 중심에 위치하면서 혈액순환을 통한 신진대사(新陳代謝)의 원동력이 된다. 그래서 우리 몸의 심장이 힘차게 뛰면 건강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만큼 허약해진다. 또 심장이 멎으면 죽게 된다. 그러므로 심장은 우리의 생명과 죽음, 즉 생사(生死)의 척도이기도 하다. 사랑을 이러한 심장에 비유하니, 그것은 사랑이 인간 삶에 몸의 심장과도 같다는 것이다.

둘째, 사랑은 색깔이 없으나 빨강으로 그린다. 빨강은 희망, 정열, 봉사를 뜻한다. 그리고 빨강은 피의 색깔과 같다. 따라서 사랑, 빨강, 피는 같은 속성을 가진다. 피도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시킬 뿐 아니라, 신진대사의 매개체이다. 또 출혈(出血)은 패배를 의미하며, 수혈(輸血)은 삶을 의미한다. 그래서 ‘피 봤다’라고 하면 패배와 굴복을 나타내고, 지속적인 출혈은 죽음에 이르는 것이다. 이처럼 사랑은 인생에서 피처럼 중요하다는 말이다.

셋째, 사랑은 먹는 음식도 아닌데 사랑의 맛이 달콤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처럼 늘 감미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거꾸로 사랑이 없는 자들의 삶은 모래나 쓴 약을 입에 넣을 때처럼 껄끄럽고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과는 같이 있고 싶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는 같이 지내고 싶지 않다.

또 사랑에는 여러 가지 특성이 있다.

첫째, 사랑은 측량할 수 없다. 그 양과 무게와 크기를 잴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사랑에 관하여 여러 가지 문학적인 표현을 한다. 예를 들면 사랑의 크기를 ‘바다보다 넓고 깊은 사랑’ ‘하늘보다 높고 큰 사랑’이라고 한다. 또 사랑의 최고 한계를 드러내는 말로 ‘손발이 다 닳도록’ ‘이 생명 다하도록’ ‘이 한 
목숨 다 바쳐서’가 있다.

둘째, 사랑은 무조건적이다. ‘~ 때문에’라는 단서가 있거나 어떤 조건을 붙인다면, 그 자체로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네가 무엇을 해주었으니까 나도 너에게 해준다’라고 했을 때, 내가 해주는 일은 사랑이 아니라 보답이 되기 때문이다.

셋째, 사랑은 주는 것이고 베푸는 것이다. 사랑하면서 받을 때도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특수한 경우가 아니고는 주고받는다(give and take)고 하지, 받고 준다고 하지 않는다. 주고 베푸는 일도 어떤 대가를 바라고 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넷째, 사랑은 ‘너’ 중심적인 삶이다. ‘너와 나’라는 관계에서 ‘너’가 없는 나의 사랑, ‘나’가 없는 너의 사랑은 있을 수 없다. 나 혼자만의 짝사랑도 ‘너’가 있기에 가능하다. 그러므로 사랑은 너에 대한 나의 배려이며, 나보다 너를 위해주는 마음이나 행위를 뜻한다. ‘나’ 중심적인 삶은 개인주의나 이기주의자가 되게 한다.


글 _ 최봉원 신부 (야고보, 마산교구 원로사목)
1977년 사제품을 받았다. 1980년 군종장교로 임관, 군종단 홍보국장, 군종교구 사무처장 겸 사목국장, 관리국장, 군종참모 등을 지냈으며 2001년 군종감으로 취임, 2003년 퇴임했다. 이후 미국 LA 성삼본당, 함안본당, 신안동본당, 수산본당, 덕산동본당 주임으로 사목했으며, 마산교구 총대리 겸 사무처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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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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