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고통받는 지역을 찾아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있는 성 골롬반 외방 선교 수녀회가 설립 100주년을 맞이해 9월 28일 서울 돈암동 본원 경당에서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아일랜드에서 공동창립자 존 블로윅 신부와 매리 패트릭 수녀에 의해 시작된 수녀회는 1924년 9월 29일 입회자들의 첫 서원으로 공식 창립됐다. 수녀회는 1955년 당시 광주지목구장 현 하롤드 대주교의 초대로 한국에 진출해 목포에서 성 골롬반 병원 등을 운영했으며, 현재 중국, 페루, 파키스탄 등 12개국에서 선교 활동 중이다.
기념미사를 주례한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한국지부장 서경희(스테파노) 신부는 미사 전 “오늘 미사는 단지 지나온 과거를 기념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성령의 은혜 안에서 성령님께 온전히 취한 채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그 여정의 축복이 되길 기도하고 경축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수녀회 한국지부 대표 이현경(베르나데트) 수녀는 감사 인사에서 “저희 골롬반 수녀들은 앞으로도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듣지 못한 이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그리고 그리스도의 빛을 비추기 위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하느님께서 주시는 힘과 은총을 따라 언제나 희망을 가지고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선교 사명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강론 시간에는 수녀회 역사 설명과 전 세계 수녀회 활동을 담은 영상 시청이 마련됐다. 진행을 맡은 수녀회의 100주년 준비위원 이 애리사 수녀는 “우리가 이웃들과 함께해온 모습에서 수녀회 공동창립자 존 블로윅 신부님께서 강조하신 요한복음 13장 35절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라는 말씀이 저희 안에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참례자들은 말씀의 전례 중 화답송으로 ‘Here I am Lord(주님 제가 여기 있사오니)’를 영어로 다 함께 불렀으며, 회헌 ▲34항인 선교 사명과 ▲37항인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신앙 공동체에 대한 내용도 낭독했다.
이어진 성찬의 전례에서 수녀들은 성경, 회헌, 심벌을 봉헌했다. 성경은 주님의 말씀을 나침반으로 삼겠다는 의미이며, 회헌은 수녀회 설립자들과 초창기 수녀들의 정신을 이어 복음적 정결·청빈·순명으로 삶을 투신하겠다는 다짐이고, 심벌은 세계 고통받는 곳에 하느님 나라를 전파하겠다는 뜻이다.
미사 후에는 100주년 축하연과 케이크 커팅식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사제들과 주한 아일랜드 대사 미셀 윈트럽, 돈암동본당 주임 전민배(미카엘) 신부 등 약 80명이 함께했다.
※ 선교 후원: 농협 026-01-093436 재성골롬반수녀회
박효주 기자 p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