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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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기도 이야기] 다니엘의 참회 기도(다니 9,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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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서는 구약성경에서 가장 전형적인 참회 기도를 전해줍니다.(참조: 느헤 1,4-11;9,4-37; 에스 4,17⑬-?) 다니엘은 성경을 읽으면서 기도를 시작합니다. 그는 예레미야 예언자에게 내린 주님의 말씀 속에 있는, 예루살렘이 폐허가 된 채 채워야 하는 햇수를 곰곰이 생각합니다.(예레 25,11-12)


기도에 앞서 그는 단식하고 자루 옷을 두르고 재를 쓰고 준비한 후, 진지하게 기도와 간청으로 탄원합니다.(9,3) 그의 기도는 먼저 이스라엘 백성의 죄와 배신을 길게 고백하고 (9,5-11.13-14) 하느님의 용서를 반복해서 청합니다.(9,9.16) 그런 다음 ‘이제’(9,15.17)라는 말을 통해 하느님께 청하는 바를 밝힙니다. “주님, 당신의 그 모든 의로운 업적을 보시어, 당신의 도성 예루살렘에서, 당신의 거룩한 산에서 당신의 분노와 진노를 거두어 주십시오. … 주님, 당신 자신을 생각하시어 황폐한 당신의 성소에 당신 얼굴을 빛을 비추십시오. … 눈을 뜨시어 저희의 폐허와 당신의 이름으로 불리는 도성을 보십시오.”(9,16.17.18)


다니엘은 자신이 청하는 바를 단순히 민족의 해방이라는 이스라엘 백성의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그분의 이름을 높인다는 하느님의 입장에서 바라봅니다. 이는 우리가 하느님께 청할 때, 그것이 우리뿐만 아니라 하느님께 어떤 의미가 있을지를 생각하도록 합니다.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이 다시 얼굴을 마주 봄으로써, 서로의 입장을 헤아리고 받아들임으로써 양자 사이의 관계가 회복됩니다. 하느님의 입장을 반영한 기도를 하느님은 바로 들어 주십니다. “내가 이렇게 기도하며 아뢰고 있는데, 지난번 환시에서 본 가브리엘이라는 이가 저녁 예물을 바칠 때 빨리 날아서 나에게 다가왔다.”(9,21) 가브리엘은 다니엘의 청원이 시작될 때 이미 하느님의 말씀이 내렸다는 사실과 그 말씀의 내용을 전달하면서 다니엘을 ‘총애를 받는 사람’(9,23)이라고 칭합니다. 하느님은 기도하는 이들을 총애하십니다.


다니엘서는 기원전 5세기에서 기원전 2세기 정도까지 쓰인 글로 추정됩니다. 여기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다니엘은 역사의 한 인물이라기보다 바빌론의 네부카드네자르와 벨사차르, 페르시아의 다리우스와 키루스 등 여러 임금 밑에서 일했던, 또 그 이후 환시를 통해 가려진 하느님의 계획을 알아보았던 이스라엘 포로 출신의 여러 재상 내지 현인을 대표하는 이름입니다. 그들은 공통으로 유배지에서 포로 생활을 하면서도 기도 생활을 철저히 했습니다. 다니엘은 죽음의 위협 앞에서 동료들과 함께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며 기도했고(2,18.20-23), 기도 금령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세 번 무릎을 꿇고 하느님께 기도하고 감사드렸으며(6,11), 우상이나 괴물을 섬기지 않고 하느님만 경배했습니다.(14,4.25) 또 그의 동료들은 우상숭배를 거부하고 불가마 속에서 하느님을 찬양했고(3,16-18.26-45.52-90), 다니엘이 구한 수산나도 죽음 앞에서 기도를 드렸습니다.(13,42-43) 우리의 신앙 선조들은 모진 박해 시대에 숨어 살면서도 기도 생활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다니엘이 계속되는 어려운 시대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 충실하고 자신의 나라로 돌아갈 희망을 간직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기도 덕분입니다. 다니엘서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환상과 환시와 꿈, 수수께끼와 비밀, 혼수상태와 와병은 당시 이스라엘 백성이 겪은 불안정한 현실과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미래를 시사합니다. 그 어려움 속에서 다니엘은 그러한 상황이 다른 이들의 탓이 아니라 자기 잘못에서 비롯된 것임을 고백하고, 그 시간을 정화와 순화와 단련의 계기로 받아들이고(12,9), 어떠한 상황도 하느님이 주도하신다는 사실을 굳게 믿습니다.


기도는 하느님과 우리를 연결하는 생명의 탯줄과도 같습니다. 우리가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매일 기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침·저녁기도, 성무일도, 매일 미사, 신앙을 전달하는 방송과 매체는 그에 큰 도움을 줍니다.



글 _ 신정훈 미카엘 신부(서울대교구 해외선교)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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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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