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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엽 신부의 성경 속 인물] 에돔의 멸망을 전한 예언자 오바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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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 이전에는 구약성경이 가톨릭 신학생들도 읽지 못하는 금서(禁書)였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후에 가톨릭교회는 구약성경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신자들을 구약성경에 접근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전례 개혁 이전에는 주일 미사 때 구약성경의 독서가 없었으나 지금은 제1독서에서 구약성경을 꼭 읽게 되어 있다.


이단 교회는 성경을 자기 멋대로 해석하여 생겨난다. 특히 구약 부분은 인간적인 부분이 많이 강조되어 있어 아예 전문가들 이외에는 접근을 금지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개신교는 오직 성서, 오직 하느님, 오직 믿음이라는 주장을 견지했다. 그래서 가톨릭교회는 개신교의 사상이나 성향을 극단적으로 거슬러 행동하려고 했던 것이라는 설도 있다. 따라서 가톨릭교회 안에서는 구약성경를 읽는 것 자체를 소홀히 하게 되었고 구약성경을 읽는 대신 준주성범을 오랜 세월 동안 읽었다.


사실 구약성경을 글자 그대로 해석했을 때 잘못 이해할 위험성도 많다. 이러한 교회의 상황은 19세기 이후에 들어와서 점차로 가톨릭 내에서도 활발히 성서학 연구를 하면서 변화되기 시작했다. 1943년 비오 12세 교황의 회칙 「성령의 영감」(Divino Afflante Spiritu)을 통해 정식으로 성경 문헌을 개방하고 성경 연구의 문을 공식적으로 열어주었다.


유다가 멸망할 때 하느님을 배신하고 갖은 나쁜 짓을 한 에돔의 심판을 선언한 예언자가 오바디야이다. 오바디야 예언자의 정보는 아주 부족하여 작성 시기는 물론 많은 논란이 여전히 있다. 하지만 오바디야 예언자는 에돔에 관해 분명하게 기록했다. 책의 내용을 미루어 짐작해 보면 초기 시대에는 오바디야가 선지자 엘리야와 동시대에 활동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앗시리아가 침공한 후 이스라엘 백성을 바빌론 유배시켰다. 바빌론 유배의 전후로 해서 많은 예언자들이 등장하여 굳이 나누자면 바빌론 유배 전후로 구분한다. 바빌론 유배 이전에 예언자들은 정착 생활을 하면서 우상숭배를 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느님을 배반하지 말고 오직 자신들을 구원한 유일한 하느님만을 섬기고, 계약으로 맺은 율법을 지켜 신실하게 살라고 권고했다. 엄밀히 따지면 하느님을 믿고 있는 채 우상도 함께 주인으로 모신 죄였다. 종교혼합주의라 할까. 어쨌든 이스라엘 사람들은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 곳의 잡신을 섬기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나 눈앞에 펼쳐진 달콤한 열매의 유혹을 이스라엘은 벗어나지 못했다.


예언자 오바디야는 지속해서 에돔의 멸망을 외쳤지만 그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는 이는 별로 없었다. 결국 이스라엘은 앗시리아의 침공을 받고 멸망한다. 유다인들은 비참하게 바빌론으로 끌려가 50여 년간 유배생활을 했다. 그러나 오바디야는 이스라엘의 재건을 예언했다. 이제 바빌론으로 끌려간 이들이나 이스라엘의 남겨진 이들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일까? 바로 하느님의 말씀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후세가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말씀을 보존하는 것이었다.



글 _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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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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