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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4)

[월간 꿈 CUM] 행복의 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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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네 단계로 생각할 수 있다. 


첫째 단계의 사랑은 관심(關心)이다.

누구에게나 무슨 일에나 관심을 쏟는 일이 사랑의 시작이 된다. 관심 여부에 따라 일이 잘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집에서 키우는 화초나 동물도 주인의 관심에 따라 성장 모습이 달라진다. 또 관심은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를 가져다주며, 서로의 관계도 친밀하게 해준다.

그러므로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한다. 무관심이야말로 관계를 단절시키는 암초(暗礁)요, 자신의 변화와 성숙에 걸림돌이 된다. 결국 무관심은 자기중심적인 삶의 경향으로 흘러 이기주의자가 되게 한다. 그래서 관심을 쏟고 뭐든지 하려고 하면 방법이 생기고, 무관심하고 안 하려고 하면 핑곗거리밖에 없는 것이다.


둘째 단계의 사랑은 이해(理解)이다.

우리에게 나타나는 문제 대부분은 서로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그래서 오해(誤解)하면 미움과 다툼이 발생하고, 때로는 원한과 복수심이 나타나는 이유도 그러하다.
 


이해를 영어로 understand라고 한다. understand는 under(~의 밑에)와 stand(서다)의 합성어이다. 그러므로 이해한다는 것은 ‘~의 밑에 선다.’라는 뜻이다. 즉 너를 이해한다는 것은 네 처지에서 너를 바라보고, 너의 입장을 헤아린다는 말이다. ‘나’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해가 되면, 한 대 얻어맞거나 좀 손해를 보아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 모든 일에 있어서 이해가 잘되면 더 많은 자비와 용서가 베풀어지고, 더 많은 협력과 일치를 도모할 수 있다.


셋째 단계의 사랑은 책임(責任)이다.

맡기는 것은 위임(委任)이요, 맡는 것은 책임이 된다. 그래서 사랑에는 관심이나 이해와 함께 책임도 뒤따른다. 책임을 영어로 responsibility라고 하는데, 그것은 어떤 일에 대해서 도맡아 해야 할 임무나 의무이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가정과 직장, 그리고 교회에서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나가야 한다. 책임 자각이 인생의 시작이고, 책임 완수가 인생의 끝이다. 또 나태한 생활이나 책임 전가도 하지 않아야 한다.
 

 


넷째 단계의 사랑은 희생(犧牲)이다.

희생은 남을 위하여 제 몸이나 재물 따위를 버리거나 바치는 일이다. 다시 말하면 사랑은 그 대상을 위하여 희생함으로써 완성이 되는 것이다.

초가 자신을 태워서 어둠을 밝히는 빛을 내듯이, 희생은 자신을 바쳐 세상의 빛이 되는 삶을 사는 것이다. 또 소금이 음식에 녹아 부패를 방지하거나 맛을 내주듯이, 희생은 소금처럼 자신을 녹여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삶이다. 영어로 희생을 sacrifice라고 한다. 이것은 제물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그러므로 희생은 한마디로 남을 위해 제물이 되는 일이다. 야구에서도 ‘희생타’(犧牲打)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상황에 따라 타자(打者) 자신은 죽지만, 자기편의 다른 주자(走者)를 다음 루(壘)로 보내거나 점수를 올리게 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에는 다섯 가지 맛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신맛, 쓴맛, 매운맛, 단맛, 짠맛이다. 인생살이에는 두 가지 맛이 있다. 무엇일까? 그것은 ‘죽을맛’과 ‘살맛’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이렇게 관심, 이해, 책임, 희생의 삶을 통해 살맛 나는 인생을 만들 수 있다. 

 

 


글 _ 최봉원 신부 (야고보, 마산교구 원로사목)
1977년 사제품을 받았다. 1980년 군종장교로 임관, 군종단 홍보국장, 군종교구 사무처장 겸 사목국장, 관리국장, 군종참모 등을 지냈으며 2001년 군종감으로 취임, 2003년 퇴임했다. 이후 미국 LA 성삼본당, 함안본당, 신안동본당, 수산본당, 덕산동본당 주임으로 사목했으며, 마산교구 총대리 겸 사무처장을 역임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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