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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일기] 솔뫼 성모상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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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밭에서 게으름을 떠는 어두움을 서늘바람이 깨우면 솔뫼는 새벽을 맞는다. 파르무레한 동살 기운이 동녘에 감돌 무렵 솔뫼 성모상은 미소를 짓기 시작한다. 밤과 낮을 가르는 햇귀가 퍼지기 전 단 몇 분간만 성모상은 미소를 짓는다.

 솔뫼 성모상의 동살 미소는 막 잠에서 깬 아기가 느낄 법한 엄마의 미소와 같다. 밤과 낮의 경계에서 짓는 성모상의 미소는 달빛처럼 세상을 비추면서도 세상을 밝히지 않는 포란의 따스함이 배어 있다.

 눈의 시각정보 처리 과정에 따라 달리보이는 모나리자의 미소처럼 솔뫼 성모상의 미소는 인심이 성글어지는 한낮으로 갈수록 담담해진다. 안타깝게도 순례자들은 한낮 솔뫼 성모상만을 보게 된다.
 한낮의 볕기운이 잦아들고 길어지던 해그림자마저 거뭇해지면 서녘놀이 이내의 기운에 밀려 남빛을 띠게 된다. 솔뫼 성모상은 마침내 노긋한 이내를 받으며 미소를 머금는다.

그 미소는 잠투정을 하며 젖을 빨다 잠든 아이를 안은 엄마의 미소 같다. 이내를 받는 솔뫼 성모상의 미소는 다소 곤해 보이나 평화롭다.

 순례자들이 성지에 남기고 떠난 사연의 발자국들을 바라보는 성모상 입가와 눈가에는 아미월이 그려지는 듯하다. 적지 않은 순례자들이 아픔을 안고 성지를 찾아 성모님께 애원하며 읊조리다 떠난다.

이내마저 사위어 갈 때 솔뫼 성모상의 미소는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요한 2 5)고 말씀하시는 듯하다. 자녀들의 안타까운 사정들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하신(루가 2 19.51) 채 어둠을 향해 마지막 미소를 짓는다.
 동살과 이내를 받는 솔뫼 성모상의 미소는 비천한 종인 나의 신세를 주님께서 돌보셨듯이 (루가 1 48) 주님을 찾는 영혼들은 전능하신 팔을 펼치시는 주님의 돌보심을 받을 것이다 (루가 1 51.54) 라는 말씀을 담은 듯하다.

※ 다음 필자는 박창환 신부(청주교구 성모꽃마을 지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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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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