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계동본당 신자들이 2일 서울 상계동 일대에서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파른 언덕바지를 힘겹게 올라야 하는 꼬불꼬불한 골목길에 낡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은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가운데 한 곳. 남양주시 별내동으로 넘어가기 직전에 자리 잡은 서울시 노원구 상계3·4동 일대 51통이다. 2007년 무렵부터 상계뉴타운 개발이 시작됐지만, 51통 일대는 아직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겨울이면 여전히 연탄이 난방 필수품이다. 그래서 늦가을이면, 김장과 함께 연탄을 쟁여놓느라 주민들은 마음이 조급해지기 일쑤다.
서울대교구 하계동본당(주임 권혁준 신부)이 2일 서울 상계동 일대에서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벌였다. 본당 빈첸시오회는 물론 레지오 마리애 단체 단원, 사목회 임원, 수도자들, 주임 권혁준 신부까지 3개 조로 나눠 70여 명이 손을 보탰다. 청소년 빈첸시오협의회 어린이 회원들, 주일학교 학생들도 ‘고사리 손길’을 보태 더욱 따뜻한 봉사활동이 됐다.
이날 달동네 10가구 주민들과 나눈 연탄은 한 가정당 111장씩 모두 1111장. 재원은 본당에서 100여 만원을 마련해 보탰다. 사실 주민들이 한겨울에 필요한 연탄 수량은 가정당 800장 안팎. 언덕바지 위로 올라갈수록 연탄이 더 필요해 한 해 겨울에 1200장씩 소비하는 집도 있지만, 십시일반 조금씩이라도 사랑의 온기를 나누고자 상계종합사회복지관의 도움과 51통장의 추천을 받아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장애 가구, 연탄이 꼭 필요한 10가구를 선정해 지원하게 됐다. 또, 추후 가구당 10만 원 상당의 후원 물품을 본당 빈첸시오회(회장 임대균)를 통해 전달하기로 했다.
신혜선(헬레나) 상계종합사회복지관장은 “서울대교구 노원지구 주관으로 지난해 11월에 이뤄진 연탄 나눔 땐 눈발도 날리고 너무 추웠는데, 올해는 이상기온 탓인지 따뜻해서 봉사활동을 하시다 보면 더울 것 같다”면서 “그렇지만 신앙 안에서 연탄을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 뜻 깊은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혁준 신부도 “봉사에 함께한 어린이들이 연탄을 나누며 가난한 이들을 생각해보며 선한 마음을 키워나갔으면 좋겠고, 어른들도 아이들과 함께 그런 마음을 기쁘게 나눠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하계동본당 신자들이 2일 서울 상계동 일대에서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