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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역사-"울지 마라"(루카 7,13)

[월간 꿈 CUM] 꿈CUM 신앙칼럼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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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눈물 흘리셨다.

“내 눈에서 눈물이 흘러 밤낮으로 그치지 않는다. 처녀 딸 내 백성이 몹시 얻어맞아 너무도 참혹한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예레 14,17)

인간은 하느님을 닮았다. 하느님은 “당신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셨다.”(창세 1,27) 그래서 인간도 운다.

기원전 1250년경, 이집트 파라오의 학살로 인해 유대인들이 눈물을 쏟았다. “히브리인들에게서 태어나는 아들은 모두 강에 던져 버려라.”(탈출 1,22) 이 눈물의 바다에서 기적적으로 구조된 사람이 모세다. 또 기원전 1100년경, 머리카락이 깎여 힘을 잃고 적군에게 체포된 뒤 두 눈까지 잃은 삼손의 회개와 절규의 기도는 오늘날까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주 하느님,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이번 한 번만 저에게 다시 힘을 주십시오.”(판관 16,28) 이후에도 눈물의 역사 수레바퀴는 쉬지 않고 계속 돌아간다.

예수님은 여러 번 눈물 흘리셨다. 라자로의 죽음 소식을 들은 예수님께서는 눈물을 흘리셨다.(요한 11,35) 또 예루살렘의 멸망을 예고하시며 우셨다.(루카 19,41-44) 목 놓아 쏟는 통곡(cry unrestrainedly)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이티 지진 참사 소식을 보도하던 CNN 여성 앵커 캠벨 브라운(Alma Dale Campbell Brown)이 뉴스 도중 울었다. 11살 소녀가 기적적으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참사 현장에서 보도는 계속된다. “소녀가 죽기 전 남긴 마지막 말은 ‘엄마! 저 죽지 않게 해주세요’였습니다.” 앵커는 눈물 때문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 눈물에 전 세계 시청자들도 함께 울었다.

지금 우리도 운다. 사는 것이 힘들어 울고, 지쳐서 울고, 외로워서 울고, 탈출구가 보이지 않아서 울고, 억울해서 울고, 상처받아 울고, 미안해서 울고, 마음이 저려서 울고, 안타까워서 울고, 세상 떠난 부모 형제가 기억나 울고, 자녀에게 못난 부모인 것이 미안해서 운다. 세례를 통하여 성령께서 머무시는 성전이 된, 그 수많은 몸이 운다.

하지만 이 눈물의 역사가 종지부 찍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예수님은 “울지 마라”(루카 7,13)고 하셨다. 하느님께서는 직접 죽은 자들의 마른 뼈를 다시 이으시고, 그 위에 힘줄이 생기게 하시고, 살이 오르게 하고, 생기를 넣어 되살아나게 하실 것이다.(에제 37,1-14 참조) 당신 백성들이 안쓰러워 눈물 흘리셨던 하느님께서 직접 약속하셨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묵시 7,17) 믿는다. 하느님은 한 번도 약속을 어긴 일이 없다.

위령성월이다.


글 _ 우광호 발행인
원주교구 출신.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1994년부터 가톨릭 언론에 몸담아 가톨릭평화방송·가톨릭평화신문 기자와 가톨릭신문 취재부장, 월간 가톨릭 비타꼰 편집장 및 주간을 지냈다. 저서로 「유대인 이야기」 「당신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 「성당평전」, 엮은 책으로 「경청」 등이 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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