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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5)

[월간 꿈 CUM] 행복의 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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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모세를 통해 유대인에게 율법(律法)을 주셨다. 그래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영광은 하느님께서 주신 율법이라 생각하며, 율법을 가장 중요한 유산으로 여겼다. 그러므로 그들은 율법의 백성이 되었다.

이러한 율법은 ‘~을 하라’는 긍정적인 것이 248개, ‘~을 하지 말라’는 부정적인 것이 365개로 모두 613개였다. 248개의 율법은 사람의 몸을 이루고 있는 지체의 수이며, 365개 율법은 1년의 수이다. 이러한 내용은 구약성경의 모세오경인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에 나와 있다. 이것을 분류한 사람은 중세시대에 유대주의 대표자이며 랍비이자 사상가였던 마이모니데스(Maimonides 1135~1204)였다.

율법은 사도 바오로가 말한 대로 거룩하고 의롭고 선한 것(로마 7,12 참조)이었다. 예수님은 이러한 율법을 폐지하려고 하지 않았고, 오히려 완성하러 오셨다(마태5,17 참조). 이렇게 율법의 완성은 주님이 하시는데, 유대교 지도자들은 자기들이 613개의 율법을 이루려고 했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율법을 항상 지키도록 했으니, 얼마나 무겁고 힘들었겠는가? 그야말로 율법은 그들에게 짐이 되고 멍에가 되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예수님은 “고생하고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 11,28) 라고 하셨다.

예수님은 모든 계명 중에 첫째가는 계명이 무엇이냐는 한 율법 학자의 질문에, 마음과 목숨과 정신과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첫째요,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둘째이며,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고 하셨다.(마르 11,28-31 참조) 이것은 구약의 613개 율법을 한마디로 요약한 것이다. 그래서 하느님을 극진히 사랑하고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애주애인(愛主愛人)이 그리스도교의 중심 사상이라는 것이다.

대신학교 신약학 강의 때, 담당 교수가 학생들에게 “예수는 어떤 사람인가?”라고 물었다. 우리는 예수님이 누구인가는 알고 있었으나, 간단히 말하기가 쉽지 않았다. 잠시 후 교수가 “예수는 철저히, 그리고 깡그리 남을 위하여 살다간 사나이다”라고 칠판에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사제가 되면 예수님처럼 남을 위하여 살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래서 사제는 제2의 그리스도라고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몸은 하나이나 248개의 지체로 이루어져 있다. 몸과 지체의 관계를 보면 한 가지 신기하고 놀라운 사실이 있다. 그것은 모든 지체가 자기만을 위하지 않고, 몸을 위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기상(起床)할 때 최초의 동작은 눈 뜨는 일이다. 눈은 몸을 위해 제일 먼저 움직이며 수고하는 보초 역할을 한다. 또 몸을 위해 가장 많이 움직이며 활동하는 지체는 손이다. 왼손의 장갑은 오른손이 끼워주고, 오른손의 매니큐어(manicure)는 왼손이 발라주어야 한다. 그리고 발은 몸과 다른 지체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도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다. 이렇게 살펴보면 몸을 이루고 있는 지체는 다 그러하다. 지체들도 이렇게 자기만을 위하지 않고 몸을 위해 움직이고 활동하는데, 만물의 영장(靈長)인 인간은 이기주의자로 살아서는 안 되고 더더욱 ‘위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우리는 축배나 건배를 제의할 때, 약방의 감초처럼 ‘위하여!’라는 구호를 많이 사용한다. 그때 외치는 ‘위하여!’의 대상은 제안자(提案者)가 아니다. 공동체의 발전이나, 또 생일을 맞이하거나 진급을 하고 상을 받은 사람이다. 아무도 자신을 ‘위하여!’라며 잔을 들지 않는다. 너의 발전과 행복을 위해 빌어주고 도와주자는 결의와 다짐의 표시로, ‘위하여!’라고 외치면서 잔을 든다.

그러므로 사랑은 한마디로 ‘위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글 _ 최봉원 신부 (야고보, 마산교구 원로사목)
1977년 사제품을 받았다. 1980년 군종장교로 임관, 군종단 홍보국장, 군종교구 사무처장 겸 사목국장, 관리국장, 군종참모 등을 지냈으며 2001년 군종감으로 취임, 2003년 퇴임했다. 이후 미국 LA 성삼본당, 함안본당, 신안동본당, 수산본당, 덕산동본당 주임으로 사목했으며, 마산교구 총대리 겸 사무처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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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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