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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엽 신부의 성경 속 인물] 주님의 날, 표징을 알려준 요엘 예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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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도 유월이 한철이다’라는 속담의 유래는 메뚜기는 여름에 한창 활동을 하기 때문에 나왔다. 누구나 어느 한 시기에만 번성할 뿐, 영원하지는 않으니 겸손하라는 속뜻을 담고 있다. 때로는 자기 세상을 만난 듯 마구 날뛰는 모습을 가리키기도 한다. 메뚜기는 벼의 잎을 먹으려고 몰려오는데 벼잎이 성장하는 시기는 정해져 있다. 메뚜기의 서식처는 다양하지만 대부분 열대우림의 저지대, 초원지대에 가장 많이 산다.


최근에도 아프리카 여러 나라와 인도, 브라질 등에서 메뚜기떼가 농작물에 큰 피해를 줬다. 2004년 가을에는 서아프리카에서 엄청난 메뚜기 떼가 농작물의 3분의 1을 먹어 치우는 막대한 피해를 줬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신라 시대, 조선 시대에 메뚜기(풀무치)의 습격을 받았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한 무리가 1000억 마리라면 상상이나 될까. 흥미로운 것은 메뚜기는 고단백 음식으로 레위기에는 메뚜기는 먹을 수 있는 벌레로 등장한다.(레위 11,22 참조) 메뚜기떼가 앞에 등장하는 장면 때문인지 메뚜기 하면 요엘서가 떠오른다.


요엘은 이스라엘에서 흔한 이름이다. 정작 요엘서에는 오직 “프투엘의 아들”(요엘 1,1) 외에는 그에 대한 단서가 될 내용은 전혀 없다. 요엘 예언서를 읽어보면 그가 경신례에도 밝았던 예언자이며, 뛰어난 시인이었음이 추측할 수 있다. 요엘은 옛 예언자들의 가르침을 적극적으로 인용하면서도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여 주님의 날에 이루어질 심판과 구원을 힘차게 선포했다. 주님의 날에 이루어질 주님의 응답과 축복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결국 요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


기원전 5세기경, 남유다는 예루살렘 성전도 재건하고 성벽도 쌓고 유다교도 형성하여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고 있었다. 사람의 성향이 그렇듯 안정기에 들어가면 안주하려는 경향이 많아진다. 이러한 때에 요엘은 메뚜기 재앙과 가뭄을 언급하며, 먼저 사제들에게 단식하고 기도할 것을 요청했다. 주님의 날이 가까웠고 전능하신 분께서 보내신 파멸과 멸망이 순식간에 들이닥치듯 다가온다는 것이었다.(요엘 1,15 참조)


성경에서 재앙은 하느님께서 우리의 역사에 개입하시는 표징으로 나타난다, 요엘은 당시 상황을 보고 이스라엘 백성이 정신 차려 하느님을 찾고 하느님이 누구신지 바로 알도록 촉구한 것것이다. 요엘은 하느님께서 심판도 하시지만, 만민에게 영을 불어넣으시고 그 심판의 날을 ‘구원의 날’로 바꿔주신다는 그분의 약속을 전하며 희망을 전해준다. 온 마음으로 하느님께 회개하는 마음으로 돌아가 그분을 신뢰하며 그분 안에 머물 때,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구원의 은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의 삶의 순간에도 많은 표징, 즉 사인(sign)을 본다. 야구 게임에서 보면 사인을 못보고 잘못 이해해서 아웃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우리 인생도 똑같다. 사업이나 인간관계 등 교훈이 되는 표징을 지나쳐 인생에 큰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글 _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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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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