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주교회의는 오늘(4일)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를 바라보는 한국 천주교회의 입장'을 발표하고 "지난밤에 비상계엄 사태로 많은 국민께서 놀란 마음에 밤잠을 설치셨으리라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주교회의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의 절차와 정당성에 모두 문제가 있다고 봤습니다.

주교회의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절차적 정당성에도 문제가 많다는 것이 헌법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지적했습니다. 6시간 만에 계엄을 해제할 상황이라면 애초에 비상계엄을 선포할 만큼 중대하고 시급한 사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상황도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주교회의는 "군사 정권 시절에나 선포됐던 계엄령이 2024년 오늘 대한민국에서 선포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결정이었는지, 외부의 적이 침략하거나 전쟁의 위협이 드러나지도 않은 현실에서 한밤중에 기습적으로 계엄을 선포하는 것이 최고 통수권자로서 올바른 결정이었는지 많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묻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과정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나와서 일련의 사태를 설명하고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주교회의는 "한죽 천주교회는 지난 세월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켜나갈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연대한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한국 천주교회와 국민의 요구에 진심을 다하여 응답하라"고 강력히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