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카르야의 노래(루카 1,68~79)와 성모의 노래(루카 1,46~55)와 시므온의 노래(루카 2,29~32)는 성무일도의 아침기도·저녁기도와 끝기도에서 불리는 복음서의 찬가로, 구약의 오랜 약속이 예수님을 통해 실현된다는 사실을 알립니다.
레지오 단원들이 매일 바치는 까떼나(사슬 기도)의 주요 부분인 성모의 노래는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가 마주치는 곳에 자리합니다. 천사와 만난 마리아는 두려운 마음으로 믿을만한 친척 엘리사벳을 찾아 나섭니다. 마리아의 인사말만 들은 엘리사벳이지만, 태 안에서 아기가 뛰노는 것을 느끼며 성령으로 가득 차 외칩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마리아가 수태 사실을 입에 올리기도 전에 그것이 알려지는 놀라운 순간에 마리아에게서 하느님 찬양이 터져 나옵니다.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의 노래(1사무 2,1~10)가 큰 영향을 끼치고, 시편 및 구약의 여러 대목을 인용하는 이 노래는 마리아의 찬양 시편입니다. 그 전반부는 메시아의 어머니인 마리아 개인의 감사를, 후반부는 높이고 낮추는 세 개의 반대되는 움직임 속에 당신 백성에게 자비를 베푸시는 하느님을 노래합니다.
마리아는 자신의 힘을 믿지 않고 모든 것을 하느님으로부터 기대하는 가난한 여인입니다. 기도하는 이는 마리아와 같이 겸손함과 경외심을 가지고 하느님께서 채워주시리라 기대하며 그분께 자신의 빈손을 내밀며, 실제로 하느님이 당신의 이들을 구하시기 위해 ‘능하신 팔’을 뻗치신다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분은 당신의 계약에 충실하시고 약속을 지키십니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현실에서 불가능하게 보이는 것이 이루어집니다. 하느님은 불가능한 것을 하실 수 있는 분이시고, 달리 보인다고 할지라도 실제로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분이십니다.
마리아는 하느님을 ‘나의 구원자’로 칭하는데, 이는 아들인 예수의 이름과 같고 루카 복음과 사도행전의 핵심 주제와(루카 1,69.71.77; 2,11.30; 사도 5,31; 13,23 등) 동일합니다. 이름 ‘예수’는 하느님이 구원하신다는 뜻을 지닙니다.(하바 3,18; 마태 1,21; 루카 1,31 참조) 예수님을 통해서 하느님은 없는 이를 구원하는 분으로 드러나십니다. 하느님은 도움을 주시고 구하시는 분입니다.
이 노래는 끊임없이 백성을 향하는 하느님의 충실한 모습을 강조합니다. 그분은 나에게 충실하신 분이고 나를 알고 계시며 자비를 베푸시는 분입니다. 그분의 항구함에 걸맞은 응답은 결코 끊이지 않는 우리의 감사와 찬양일 것입니다.
글 _ 신정훈 미카엘 신부(서울대교구 해외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