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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시인의 사진 에세이] 천 그루의 나무를 심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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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그루의 나무를 심은 사람
Jammu Kashmir, India(2013)
 


인도군의 계엄령이 임시 해제된 첫날.


카슈미르는 아직 웅크려 떨고 있는데


총칼의 번득임처럼 시리기만 한 만년설 바람 속에


사과나무를 보살피는 한 남자를 만났다.


30년 동안 그는 빈 황무지에 나무를 심어왔고


그중에 천 그루의 나무가 살아남았다고 한다.


“절반은 싹도 트지 않고 또 절반은 말라 죽고


그중에 소수의 나무만이 기적처럼 자라났지요.


척박한 비탈에 심어진 나무들에게 미안하고


이 엄혹한 땅에 살아갈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하지만 나무들이 뿌리를 내리기만 한다면


이 얼어붙은 땅에도 꽃이 피고 열매가 맺고


카슈미르에도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겠지요.”


우리는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사랑으로 작은 일을 하는 것.


작지만 끝까지 꾸준히 밀어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아는 가장 위대한 삶의 길이다.
 


- 박노해 사진 에세이 「다른 길」 수록작
 


글·사진 _ 박노해 가스파르
※ 서울 종로구 통의동 ‘라 카페 갤러리’(02-379-1975)에서 박노해 시인 상설 사진전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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