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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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엽 신부의 성경 속 인물] 고통 중에도 희망의 기도 드린 토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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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곡의 아버지’로 불리는 하이든(1732-1809)은 열성적인 그리스도교인, 늘 기도하는 사람이었다. 하이든은 사람들에게 “우리 집에는 작은 기도방이 있습니다. 무한하신 하느님이 그의 유한한 피조물에게 자비를 베푸시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그 작은 기도방에서의 기도 때문입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이든은 동료 음악가에게 “나는 일에 지치게 될 때 작은 기도실로 들어가서 기도합니다. 제 경험으로 이 방법이 성공하지 못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라고 기도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하이든의 곡은 특별히 기쁨에 넘쳐 있는 것이 특징인데, 이 역시 기도 중에 주님을 묵상할 때 무한한 기쁨이 넘쳐나며 행복으로 춤추는 악보들이 떠오른다고 했다.


이처럼 하이든의 곡들은 기도 자체였다. 1808년 그가 작곡한 <천지창조>가 비엔나에서 연주되었다. 연주가 끝나자 공연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열광하며 일어나 하이든에게 감격의 박수를 쳤다. 하이든은 “내가 아닙니다. 이 음악은 하느님에게 나온 것입니다. 나의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십시오”라고 말했다.


토빗기는 아시리아 임금 살만에세르 시대에 티스베에서 포로로 끌려간 토빗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다.(토빗 1,2 참조) 토빗은 살만에세르 시대에 아시리아의 수도 니네베에서 궁궐에 필요한 물품을 조달하는 관리였다. 이후 살만에세르가 죽고 그 아들 산헤립이 왕이 되었다. 어느 날 그는 비참하게 죽은 이스라엘 사람의 장례를 지내다 임금의 눈 밖에 나 벗어나 어려운 생활을 하였다.


어느날 토빗은 낮잠을 자다가 불행하게도 새의 배설물에 의해 두 눈의 시력을 잃게 되었다. 고통스러운 생활을 이어나가던 토빗은 자신의 어려운 생활을 하소연하는 기도를 하느님께 바쳤다. 기도를 들은 하느님은 라파엘 천사를 보내 문제들을 해결해 주었다.


토빗의 이야기는 사실 유배로 흩어져 사는 디아스포라의 유다인들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다. 토빗기의 주제는 하느님의 섭리가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있다. 보통 사람들이 우연이라고 생각하는 일들을 통하여, 하느님의 뜻과 결과를 연결시킨다. 토빗서는 유배 시대, 특히 페르시아의 영향 아래 신앙이 어떻게 발전하는지 보여 준다.


토빗은 자기의 개인적인 운명뿐만 아니라 유배를 당한 동포들의 운명도 예언자들의 빛으로 해석한다. 토빗은 때가 되면 모두 고국으로 돌아가고 예루살렘은 눈부시게 화려한 모습으로 재건되리라는 밝은 희망을 선포한다.


모든 문제가 해결된 뒤 토빗은 하느님을 찬양하며, 이 책의 절정도 기도로 장식된다.(토빗 13장 참조) 포로 생활과 나그네 살이라는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희망을 안고 미래를 향하면 시간을 뛰어넘어 영원한 행복에 이른다는 것을 알려준다. 고통 중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며 기도하는 토빗의 모습은 유배지에 있는 모든 유다인들, 하늘나라를 향한 여정 중에 있는 기도하는 이의 전형이다.



글 _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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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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