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데라의 아침
Indonesia, 2013
브로모 화산이 하얀 입김을 날리며 깨어나는 아침.
태초의 시간인 듯 또 하루의 삶이 주어지면
탱거르인들은 산정에 올라 아침 기도를 바친다.
자신들이 맨손으로 일궈온 계단밭과 마을에 새겨진
삶의 터 무늬를 자부심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아이들에게 성실한 노동과 우애의 역사를 들려준다.
인생의 좋고 나쁜 일들은 시간의 강물로 사라지지만
내 삶의 터 무늬와 내 안에 새겨진 내면의 느낌은
신생(新生)의 아침처럼 언제나 새로운 경이로 빛나리라고.
- 박노해 사진 에세이 「다른 길」 수록작
글·사진 _ 박노해 가스파르
※ 서울 종로구 통의동 ‘라 카페 갤러리’(02-379-1975)에서 박노해 시인 상설 사진전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