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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꿈 CUM] 즐기는 꿈CUM _ 영화 (13)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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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영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포스터

 


사계절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예상치 못한 홍수와 가뭄이 빈발합니다. 대기는 미세먼지에 점령당했고, 강과 바다는 쓰레기와 적조로 제 빛깔을 잃어갑니다. 해마다 1월이 되면 희망찬 새해를 축복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지구별은 과연 희망을 얘기할 수 있는 곳일까요?

독자 여러분과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에 애니메이션 역사에 빛나는 걸작 한 편을 골랐습니다. 일본 만화영화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입니다.

거대한 기계문명이 무너진 후 환경오염은 대기를 독소로 물들였고, 돌연변이로 거대해진 곤충들은 살아남은 인류를 위협합니다. 생존한 인간들은 적대적으로 변한 위험 요인들을 아예 없애버리자는 전쟁광과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자연과 더불어 살자는 사람들의 두 부류로 나뉘지요. 공생(共生)을 추구하는 이들의 공동체 중 한 곳이 ‘바람계곡’이고, 그 마을의 지도자 역할을 하는 소녀가 ‘나우시카’입니다.

전쟁광들은 돌변한 생태계의 공포만을 바라보지만, 나우시카는 생명을 키워온 물과 바람과 대지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습니다. 그 안에서 자란 존재들이 아무리 위험하게 변했더라도 자연에 대한 사랑을 버리지 않는다면 반드시 회복될 수 있으리란 신념을 행동으로 실천하지요. 영화는 자연환경과 인간에 관한 웅대한 서사시를 온기 가득한 필치로 그려내고, 심장을 두드리는 듯한 ‘히사이시 조’의 OST가 관객을 끌어안습니다.

그리고 불멸의 라스트씬! 나우시카는 바람계곡으로 밀려오는 거대곤충들을 홀로 막아섭니다. 두 생명체 간에 감동적인 교류가 이어지고 마침내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신화가 실현됩니다. “푸른 옷을 입고 황금들판에 내려선 자, 잃어버린 대지와의 인연을 되찾아 푸른 청정의 땅으로 인도하리라.” 자연은 수백만 년 동안 인류를 품어준 어머니입니다. 주님이 지으신 지구생태계는 본질적으로 파괴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횡포를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자연은 우리에게 등을 돌리고 말 것입니다. 그날이 오면 우리가 어떻게 온전할 수 있겠습니까! 환경과 생명에 대한 사랑은 인간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외길입니다. 영화가 전하는 간절한 메시지가 우리들의 구체적인 성찰로 거듭나는 새해이기를 기원합니다.


글 _ 변승우 (명서 베드로, 전 가톨릭평화방송 TV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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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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