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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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로를 다시 살리시다 (요한 11,38-44)

[월간 꿈 CUM] 꿈CUM 묵상_예수의 일생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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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예수님의 30년 지상 여정 속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사건들에 대해 살펴보는 중입니다. 이번에는 죽은 후 사흘이 지난 라자로를 다시 살리시는 내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자…. 지금 눈을 감고 저를 따라 작은 동굴로 들어가시죠. 동굴은 깜깜합니다. 차고 습한 공기로 인해 두려움이 엄습해 옵니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이곳, 적막과 두려움이 가득한 이곳. 자, 이곳은 어디일까요. 네 그렇습니다. 라자로의 무덤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곳은 저와 우리 각자의 무덤입니다. 이 어두운 곳에 여러분이 라자로와 함께 누워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죽음은 갑자기 찾아오는 것입니다. 그 누구도 몇 날 몇 시에 죽는지 미리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느님이 오라고 하면 가야 합니다. 그 누구도 피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죽음은 느닷없이 찾아옵니다. 그런데, 자…, 귀를 기울여 보세요. 무덤 밖에서 어떤 소리가 들리나요. 무덤 밖에서는 가족과 친구들이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웁니다. 어떤 이들은 “안타까워. 그렇게 빨리 가버리다니.” “그렇게 허망하게 가다니”라고 이야기하며 이렇게 저렇게 나의 삶을 평가할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남들의 평가가 아니라, 무덤 속에 누워 있는 지금 나의 생각입니다. 갑자기 죽음을 맞다 보니 준비를 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여러 가지 마무리를 잘 하고 와야 했었는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죽음을 앞둔 분들을 많이 만나봤는데, 죽음을 앞두고 물질적인 것에 대해 후회하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내가 적금 붓던 것이 있었는데 다 채우지 못하고 왔네….” “내가 과장인데, 부장까지는 하고 죽어야 하는데….” 이런 후회를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임종 직전에 만난 많은 사람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아내에게 ‘그동안 고생했어, 사랑해’라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한 것이 후회됩니다.” “아들 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한 것이 후회됩니다.” “나를 많이 도와준 친구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잘못한 사람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가족에게 좀 더 다정하게 대하지 못한 것이 후회됩니다.”

이처럼 죽음 앞에서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자각하게 됩니다. 특히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동안 내가 돈도 많이 벌었고 지위도 높아졌는데, 이제 하느님과 계산을 해야 하는데….”

그런데 무덤 속에서는 이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 무덤 속에서 저와 여러분은 지금 눈물 펑펑 쏟으며 후회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주님께 기도합니다. “주님 나를 한 번만 다시 살려주십시오. 1년만 더 살려주시면 아내와 아이들에게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을 하겠습니다.” “한 번만 더 살려주시면 주님을 열심히 따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소용없습니다. 저와 여러분은 지금 무덤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사흘 뒤 찾아오십니다. 내 몸이 썩어가고 있는데 주님이 오십니다. 그리고 내 소원을 들어주십니다. 무덤 속에서 나를 불러 내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래. 네가 지금 무덤 속에서 한 그 약속을 앞으로는 어기지 마라.” “000아 나오너라.” 라자로는 이렇게 무덤에서 나왔습니다.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외치셨다.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 그러자 죽었던 이가 손과 발은 천으로 감기고 얼굴은 수건으로 감싸인 채 나왔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그를 풀어 주어 걸어가게 하여라’하고 말씀하셨다.”(요한 11,43-44)

자…. 라자로는 다시 살아났습니다. 저와 여러분도 다시 살아났습니다.

한 번 더 기회를 얻었습니다. 새로운 1년이라는 세월, 2025년이라는 시간을 선물 받았습니다. 다시 살아났으니 얼마나 기쁩니까. 예수님 앞으로 기쁘게 걸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과거처럼 살면 안됩니다. 딴 생각하면 안됩니다. 무덤 속에서 바쳤던 간절한 기도를 잊으면 안됩니다.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면 안됩니다. 무덤 속에서 라자로와 저와 여러분은 예수님께 정말 간절하게 기도했습니다. 한 번만 다시 살려주시면 정말 예수님을 따르면서 열심히 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무덤 속에서 결심했던 것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자…. 이제 무덤 속에서 나오세요. 여러분은 다시 살았습니다. 


글 _ 안성철 신부 (마조리노, 성 바오로 수도회) 
삽화 _ 김 사무엘
경희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했다. 건축 디자이너이며, 제주 아마추어 미술인 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주 중문. 강정. 삼양 등지에서 수채화 위주의 그림을 가르치고 있으며, 현재 건축 인테리어 회사인 Design SAM의 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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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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