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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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라 살 것이다.

[월간 꿈 CUM] 건강한 영성생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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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얼굴도 보기 싫은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성경에서 원수를 사랑하라는 주님의 가르침 때문에 그런 사람을 참고 만나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물론 상대방이 나에게 갑의 위치, 내 생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라면 그리 해야 할지 모릅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 그런가? 사람은 심리적인 그릇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즉,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 용량에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그것은 내 그릇의 한계가 도달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렇게 마음이 힘이 드는데 꾸역꾸역 참는 것은 덕을 쌓는 것이 아니라, 병을 키우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이나 몸은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면 가장 약한 곳부터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참아야 할 때는 있습니다. 그러나 참지 말고 피해야 할 때도 적지 않습니다. 불편한 상황이나 사람은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마음이나 몸의 건강에 좋습니다.

오래전, 사제는 사람을 피해서는 안 된다는 신념 하에 꾸역꾸역 참고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싫은 사람과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그런데 몸이 자꾸 무너져가더군요. 그릇이 큰 척, 통이 큰 척 하다 보니 마음과 몸이 과부하를 못 견뎌서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지요.

심리학을 공부한 이후로 그런 미련한 짓을 그만두었습니다. 그래서 성격 까칠한 신부, 심지어 성질 더러운 신부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지만, 그래도 속은 편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대상은 나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싫어하는 대상은 나를 밀쳐냅니다. ‘나’는 그 밀고 당기는 힘에 따라서 움직이는 존재입니다.


심리학자 레빈(Kurt Lewin, 1890~1947)은 인간 심리에 대하여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관계는 자기장 속에서 자석들이 서로에게 힘을 미치는 모습과 비슷하다. 상담은 자성을 지닌 쇠구슬과 같다. 사람의 주변에는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자석들이 널려있다. 즉,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N극과 S극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싫지만 외면할 수 없는 일과, 하고 싶지만 당장 할 수 없는 일들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간다. 이것이 갈등의 근본이다.”

내가 감당할 수 없을 때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어찌할 수 없이 감수해야 할 때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덜 받는 방법입니다.
 
글 _ 홍성남 신부 (마태오, 서울대교구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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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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