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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꿈 CUM] 즐기는 꿈CUM _ 영화 (14) 너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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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철 감독, 영화 '너와 나' 포스터

 


“아버지, 나는 내 첫 장편영화를 찍으면서 세월호 아이들이 (죽지 않고) 분명히 여기있다고 느낄 수 있었어요. 아버지도 그럴 거예요. 그러니 무서워 마세요. (요약)” 드라마 D.P.의 탈영병 역으로 2022년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조연상을 탄 조현철 배우의 수상 소감입니다. 촉망받는 독립영화 감독이기도 한 그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버지에게 이렇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가 얘기했던 ‘그 영화’가 ‘너와 나’라는 타이틀로 개봉됐습니다.

세월호 참사…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 261명을 비롯해 304명이 숨진 참극이지만, 벌써 10년이 지났고 어쩌면 이미 잊혀버린 과거의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도 세월호에 관해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그저 다음날 수학여행을 가는 여고생 ‘세미’와 발을 다쳐서 같이 가지 못하는 친구 ‘하은’의 하루를 쫓아갈 뿐입니다. 둘도 없는 벗이지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던 속마음이 일상의 대화 안에서 안타깝게 오고 가지요.

“내 마음이 너한테 닿을 수 있을까? 항상 네가 보고 싶고 걱정돼. (세미)” 만약 그날 이후 친구를 영원히 만날 수 없다면, 차마 다 건네지 못한 사랑은 어떻게 전해질 수 있을까요. 아스라이 필터 처리된 영상 안에서 세미와 하은은 “내가 네가 되는” 꿈을 꿉니다. 어느 평론가의 말마따나 진정한 애도란 그런 것이겠지요. 우리 안에 스민 떠난 이들의 마음을 발견해내는 것! 

어느 장례식장 앞에서 하은과 헤어진 세미는 돌아와 가족과 함께 평소처럼 저녁을 먹습니다. 다시 못 올 평범한 밤을 맞으며 세미는 집에서 기르는 앵무새에게 속삭여요.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마치 새가 그 말을 영원히 반복해주길 바라듯이 말입니다. 영화는 세월호라는 한 사건에 머무르지 않고 모든 이별의 슬픔을 향해 다가섭니다.

새해에 소개하는 작품으로 너무 무겁지 않나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고통을 망각한 채 맞이하는 새날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너와 나의 사랑과 아픔이 서로의 심장에 깃들어 죽음과 시간의 벽을 넘어 연민하는 공동체야말로 그리스도인들이 그리는 천국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의 신앙고백은 “모든 성인의 통공”을 확신합니다. 떠난 이와 남겨진 이들이 결코 끊어지지 않고 더불어 기도하고 위로하며 안아주는 우리네 믿음이 다시 한번 가슴 시리게 고귀합니다. 


글 _ 변승우 (명서 베드로, 전 가톨릭평화방송 TV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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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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