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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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홍수 속 어떻게 하면 복음적 가난을 살아낼까?

[김용은 수녀의 오늘도, 안녕하세요?] 105. 디지털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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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정보의 홍수 속에 ‘내가 아는 정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겸허함이 디지털 시민으로서 가난한 마음이다. 정보에 거리를 두고 판단을 유보하는 비움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뉴시스

요즘 쏟아지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정치 뉴스’를 많은 사람이 찾아 헤맨다. 결말을 알 수 없는 대본 없는 드라마를 보듯 빠르게 전개되는 뉴스 속 현실을 본다. 뉴스를 계속 보는 이유는? 불확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두려워한다. 뉴스를 계속 확인하면서 스스로 이러한 불안한 상황을 통제한다고 믿고 싶어 한다. 하지만 정치 뉴스를 보면 볼수록 불안하고 화가 나고 혼란스럽다. 뉴스는 우리 감정을 자극하고 더 큰 불안과 분노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부정적 감정의 악순환으로 확증 편향에 빠져 정보를 소비한다. 그러면 자신을 더욱 극단적으로 몰아가고 흥분과 분노에 휘말린다. 믿고 싶은 정보를 더 강하게 믿게 되고 기존 신념은 더욱 강화된다. 똑같은 사건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도 서로 다르게 이해하고 믿는 이유다.

미국의 사회학자인 아서 브룩스(Arthur C. Brooks)는 정치 뉴스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정신 건강과 행복감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논란이 있는 뉴스를 보게 되면 불안감이 높아지고 불행하다고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정치에 관심이 낮은 사람에 비해 관심이 높은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음’으로 답할 확률이 더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정치적 분노는 스스로를 지치게 하면서 인지적 판단력도 흐리게 한다. 그러면 객관적인 해석을 방해하고 왜곡된 정보를 퍼뜨린다. 또 당파성이 강한 사람들은 넓은 세계에 대한 관심을 점차 잃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세상을 점점 더 축소시키고 편협하게 만들어버린다. 아서 브룩스는 이러한 부정적 영향에 대해 스스로 알아채지 못하면 행복감을 누릴 수 없다고 경고한다. 그렇기에 뉴스에 과도하게 몰입하기보다 거리를 두어 감정소모를 줄여야 한다. 적당히 균형 있게 뉴스 소비를 해야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보면서 삶의 만족감을 높이고 행복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3)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는 디지털 시민이 하늘을 차지할 수 있는 복음적 가난을 어떻게 살아낼 수 있을까? 뉴스에 중독된 현대인에게 마음의 가난은 어떤 의미일까? 복음적 가난은 세상 것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내적 내맡김으로 해방을 얻는다.

그런데 디지털 시민의 소유물은 보이지 않는 비물질이다. 그래서 소비양식도 매우 다르다. 어쩌면 우리는 무엇을 매일 소비하고 있는지조차 알아채지 못하고 무한정 소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디지털 세상은 ‘가득 차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정보와 이미지로 차고 넘친다.

디지털 세상에서 가난을 산다는 것은 영적 차원의 진리와 지혜를 하늘에 쌓는 일이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을 내려놓고 다른 생각과 의견에 마음을 주는 일이다. 정보를 무분별하게 소비하기보다 필요한 정보를 식별하고 선택하는 일이기도 하다. 서로 간의 성장과 행복을 위해 물질적 자원을 나누듯 영적 지혜와 지식을 나눈다. 넘치는 정보를 어떻게 식별하고 활용할지 그리고 그것을 통해 공동체의 진정한 평화와 화해를 이루는 데 어떻게 기여할지를 고민하는 일이 바로 마음의 가난이며 하늘에 정보를 쌓는 일이 아닐까 싶다.

‘내가 아는 정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겸허함이 디지털 시민으로서 가난한 마음이다. 정보에 거리를 두고 판단을 유보하는 비움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를 비난하는 태도에서 조금은 물러서 비우고 성찰하면서 더 깊이 내려가는 자세 말이다. 자극적인 뉴스는 우리 생각과 마음을 흐리게 한다. 그래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누군가를 미워하고 혐오를 부추기기까지 한다. 폭동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극도의 증오와 혐오표현이 고스란히 SNS에 오르내린다.

이런 위험한 감정적 충동을 바라보면서 스스로 자문해야 할 때다. 아서 브룩스 교수는 행복하기 위해 “정치적 논쟁이 아닌 인간적인 연결로 나아가라”고 한다. ‘인간적인 연결은 물론 영적인 연결’까지 이뤄내야 하는 것이 디지털 시민의 행복선언이 아닐까 싶다.



<영성이 묻는 안부>

우리는 매일 뉴스와 정보를 소비합니다. 요즘같이 불안한 정국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부정적인 정치 뉴스에 자주 노출되면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를 겪게 됩니다. 우리는 불안할수록 같은 뉴스를 스마트폰으로 텔레비전으로 신문으로 반복적으로 확인합니다. 그럴 때 ‘불안하구나’ 하고 스스로 인정하면 어떨까요?

사실 뉴스 자체가 우리를 구속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불안하고 초조한 우리 마음이 정보의 홍수 속에 뛰어들게 하는 거지요. 그러면 세상은 정말 작아지고 마음마저 좁아지니 행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불평이 튀어나옵니다. 그럴 때에도 ‘불안하구나’ 하면서 공감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잠시 두 손을 모으는 여유를 가지면 어떨까요? 정치 뉴스에 빠져 감정에 휘둘리기보다 하늘을 우러러 지혜를 구하는 디지털 시민으로서 행복을 누리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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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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