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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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원의 십자가

[월간 꿈 CUM] 삶의 한 가운데에서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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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대화를 나누던 중 아빠로서 각자 자녀의 연애와 결혼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친구는 두 딸이 너무나도 귀하고 소중한 존재이기에 다른 남자를 만난다는 것은 절대로 인정할 수 없고 생각할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런데 본인도 본인처럼 생각하는 장인어른에게서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소중한 존재인 지금의 아내를 꼬셔내어 함께 살고 있지 않은가!

3월, 사순시기를 지내고 있다. 십자가의 예수님을 바라본다. 나는 성당 신자분들을 마주하고 앞에 서서 마이크를 잡는 기회가 있을 때, 특히 사순시기에는 제대 위의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신자분들을 향해 이렇게 질문한다.
 


“혹시 십자가의 가격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십자가의 가격은 10원도 안 되는 9원이다. 구원의 십자가이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소중한 당신의 자녀를 위해 기꺼이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 그리고 나의 죄,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피 흘리시고 숨을 거두셨다. 친구와 나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부모에게 있어 자녀가 가장 귀하고 소중한 존재일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내 자녀가 조금만 상처나고 아프기만 해도 부모의 마음은 백배 천배 만배 이상으로 아프다. 자녀가 열이라도 나서 아파 누워있으면 부모는 병간호를 하며 자녀 곁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다. 자녀가 상처나고 열나기만 해도 이 정도인데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을 오르시고 못 박혀 죽기까지 하신 예수님의 상처와 아픔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예수님은 기꺼이 모든 것을 내어 주셨다. 하느님이 사람의 아들이 되시어 기꺼이 귀하고 소중한 생명을 내어 주신 것이다. 사순시기를 지내면서 예수님께서 지신 구원의 십자가를 묵상한다.

하느님의 자녀이며 예수님께서 벗이라 말씀하신 바로 나, 우리 자신을 위해 구원의 십자가를 지시고 못 박히신 주님께 나 또한 기꺼이 십자가를 지고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기도해본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자꾸만 십자가를 외면하게 되는 내 모습을 극복할 수 있도록, 너무나 귀하고 소중한 자녀를 위해 구원의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닮아 나 또한 이 사순시기를 살아갈 수 있기를, 그래서 나도 십 원도 안 되는 구원의 십자가를 예수님과 함께 짊어지기를 청해본다.


글 _ 이재훈 (마태오, 안양시장애인보호작업장 벼리마을 사무국장)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전공했으며, 신앙 안에서 흥겨운 삶을 살아가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20년 가까이 가톨릭사회복지 활동에 투신해 오고 있으며,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하루하루 매순간 감탄하고, 감동하고,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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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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