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가 전파되면서 그리스도교 신앙과 생활의 규범이 되는 신약 성경이 쓰였다. 귀도 레니 작 ‘성 마태오와 천사’, 유화, 1635~1640년, 바티칸 박물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로마 제국 곳곳에 전파되면서 그리스도교 신앙과 생활의 규범이 되는 책들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사도들과 그들의 제자들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 그분의 지상 생활과 가르침, 수난과 죽음, 부활, 승천, 세상 마지막 날에 다시 오실 주님, 그리고 성령 강림으로 탄생한 교회, 그리스도인의 생활 등을 주제로 글을 썼습니다. 성령의 이끄심으로 이러한 글을 처음으로 쓴 이가 바로 바오로 사도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50년 말에서 51년 초 그리스 코린토에서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을 시작으로 자신이 세운 여러 교회에 편지를 보냅니다. 그리고 1세기 후반에 이미 네 복음서를 비롯한 신약 성경의 경전 대부분이 헬라어로 쓰였습니다. 신약 성경 정경 가운데 가장 늦게 집필된 경전인 「베드로의 둘째 서간」도 120년께 쓰였습니다.
신약 성경이라 함은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완성하신 새로운 계약을 말합니다. 이 새 계약은 하느님께서 교회와 맺으신 약속입니다. 신약 성경이 계시하는 핵심 주제어는 ‘예수님은 그리스도이시다’(마태 16,16 참조)입니다. 그리고 신약 성경이 쓰인 목적도 “예수님께서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여러분이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요한 20,31)입니다.
이처럼 신약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처음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생명과 은총·진리 등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해 생겨났고,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으며,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인간을 구원하셨다는 것을 증언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요한 1장 참조) 그래서 교회는 “성경 전체는 단 하나의 책이며, 그 하나의 책은 바로 그리스도이십니다. 왜냐하면, 성경 전체는 그리스도에 대하여 말하고 있으며, 성경 전체가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기 때문입니다”라고 선언합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34항)
신약 성경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원천입니다. 사도 시대 초대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계시를 두 가지 방식으로 전했습니다. 하나는 ‘입으로 전승되었고’, 다른 하나는 ‘글’로 기록되었습니다. 입으로는 사도들이 그리스도의 말씀과 행적 그리고 그분과 함께한 공동생활에서 받은 것과 성령의 조언에 힘입어 배운 것을 설교와 모범과 제도로써 전달해 주었습니다. 글로는 사도들과 그 직제자들이 성령의 감도로 구원의 소식을 기록하였습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76항) 우리는 이를 ‘성전’(聖傳)과 ‘성경’(聖經)이라 합니다. 교회는 성전 안에서 성경을 통해 하느님 계시를 모든 세대에 제대로 전하고 이해하며 그것을 믿고 따르게 이끕니다. 그래서 성경을 ‘하느님의 말씀’이며 ‘살아계신 말씀을 받아들이는 교회의 책’이라고 합니다.
교회는 사도 시대 때부터 성전 안에서 신·구약 성경의 단일성을 천명해왔습니다. “구약 성경과 신약 성경의 단일성은, 하느님 계획의 단일성과 그분 계시의 단일성에서 비롯된다. 구약 성경은 신약 성경을 준비하며 신약 성경은 구약 성경을 완성한다. 둘은 서로를 밝혀 주며, 둘 다 참된 하느님의 말씀이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40항) 이에 교회는 하느님께서 강생하신 당신 아드님의 인격 안에서 이루신 일들의 예형을 구약의 하느님 업적에서 식별해냅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신약은 구약에 감추어져 있으며, 구약은 신약 안에서 드러난다”고 하였습니다.
신약 성경 경전 곧 정경 목록화는 2세기 중반부터 시작됩니다. 경전 목록 작업은 「70인역 성경」 곧 헬라어 구약 성경 구조를 토대로 분류되었습니다. 「70인 역 성경」은 △토라 △역사서 △시서와 지혜서 △예언서로 틀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신약 성경은 △복음서 △사도행전 △서간 △요한 묵시록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신약 성경의 뿌리는 구약의 토라(율법)와 견줄 수 있는 예수님의 네 복음서입니다. 중간에는 하느님의 구원 업적이 인간 역사 안에 실현되는 과정을 다룬 구약의 역사서, 시서와 지혜서처럼 신약에선 사도행전과 서간들이 그 몫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미래를 계시하는 구약의 예언서처럼 신약의 묵시록은 종말에 그리스도 왕과 함께 도래한 하느님 나라를 계시합니다.
교회는 ‘사도 전승’을 기준으로 2세기 말에서 3세기 초에 어느 정도 신약 성경 경전 범위를 잡습니다. 네 복음서와 사도행전, 바오로 사도의 13개 서한은 이때 경전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합니다. 그러나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서한과 가톨릭 서간(야고보 서간, 베드로의 첫째·둘째 서간, 요한의 첫째·둘째·셋째 서간, 유다 서간)과 요한 묵시록은 지역 교회별로 다르게 평가되었습니다.
성 다마소 교황은 382년 로마 공의회에서 처음으로 신약 성경 경전 27권을 선포합니다. 네 복음서(마태오·마르코·루카·요한)와 사도행전, 바오로의 14개 서간(히브리인들에게 보낸 서간 포함), 가톨릭 서간 7개, 요한 묵시록이 신약 성경 경전으로 확정됐습니다. 신약 성경 경전은 397년 제3차 카르타고 공의회에서 재천명됐고, 405년 성 인노첸시오 1세 교황이 재확인했습니다.